나의 살던 고향 대구에서 광주까지 자동차로 2시간 안에 갈 수 있다. 하지만 대구 사람에게 광주는 가깝고도 먼 곳이다. 거리는 가까워도 광주는 내겐 아무런 연고가 없는 도시여서 29살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가봤다. 5.18을 머리와 가슴에 담아오기 위해 망월동 묘역을 찾았던 것이다. 그리고 정확히 29년이 지난 어제 같은 장소를 찾았다. 그간에 부침 많은 우리 정치사를 대변하듯 망월동 묘지는 명실상부한 국립묘역으로 거듭나 있었다. 정확한 명칭은 국립5.18민주묘지다. ‘민주묘지’라는 명칭이 시사하듯 지금 이곳에는 5.18 이후의 민주 열사들도 안장되어 있다. 내가 존경하는 김남주 시인, 나와 같은 나이로서 내가 첫 발령을 받은 1988년 군사독재에 저항하며 명동성당에서 몸을 던진 조성만 열사, 교사 출신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