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프레이리 13

Paulo Frerie

얼음판 위에 지핀 장작불 같은 격동의 80년대에 대학을 다니면서도 나는 교육대학이라는 특수성 탓에 데모 한 번 못하고 졸업했다.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 대학 같은 대학에선 날마다 학생시위가 이어졌건만 교대라는 우물 속의 개구리였던 나의 일상은 술집과 당구장은 전전한 것이 전부였다(나는 83학번이었는데 내가 졸업한 87년 뒤로는 교대에서도 학생운동이 활발히 일어났다). 주변에서 술잔을 권하는 선배는 많았어도 사회과학 책 한 권 권하는 선배가 없었다. 그러다가 88년 첫 발령을 받고 근무하던 해에 전교조의 전신인 전교협이 결성되었고 내 근무지인 경북 의성군의 중등 선배교사들과 접속하여 독서모임에 나갔다. 드디어 내 오랜 숙원인 “사회과학 책 권하는 선배”를 만난 것이다. 그 독서모임에서 맨 처음 접한 사회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