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프레이리

교실을 위한 프레이리 Freire for the Classroom

리틀윙 2014. 12. 14. 17:47

<교실을 위한 프레이리 Freire for the Classroom>

 

 

 

 

 

브라질의 진보적 교육철학자 프레이리의 교육 사상이나 이론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며 학교 바깥에서의 실천을 위한 담론이 주를 이룬다. 따라서 프레이리를 선호하는 우리 교사들이 학교교육에서 프레이리의 이론을 어떻게 원용할 것인가 하는 난제에 봉착하기 마련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런 한계를 염두에 두고 만든 책이다. , 프레이리의 교육이론을 학교교육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도록 프레이리 후학들(프레이리언 Freirean)이 집필한 것이다.

대표적인 프레이리언인 아이러 쇼(Ira Shor)를 필두로 12명의 프레이리언들이 자신의 논문을 모아 한 권의 소중한 책을 만들었다. 맨 마지막 글은 프레이리의 멋진 글로 끝을 맺는다. 내년에 번역서로 발간될 이 책을 미리 홍보할 겸, 이 책의 대미를 장식하는 프레이리의 멋진 글귀를 인용해 본다.

   

The act of studying, learning, knowing is difficult and above all demanding. But, it is necessary for learners to discover and feel the inherent joy that is always ready to take hold of those who give themselves to the process of learning.

The teacher’s role in nurturing this discipline and joy in enormous. Authority and competence both play a part. A teacher who does not take pedagogy seriously, who does not study, who teaches badly what she/he does not know well, who does not struggle to obtain the material conditions indispensable to education, that teacher is actively inhibiting the formation of intellectual discipline so essential to students. That teacher is also destroying herself/himself as a teacher.

... This collection of essays organized by Ira Shor is testimony to creativity in the classroom. It deserves careful reading and study.

 

공부하고 학습하고 알아가는 행위는 어려울 뿐더러 무엇보다 힘이 드는 일입니다. 학습자는 학습 본래의 기쁨을 발견하고 느낄 필요가 있는데, 무릇 내적 희열은 언제나 학습의 과정에 스스로를 던지는 사람의 몫이라 하겠습니다.

이러한 도야와 희열을 숙성시켜 가는 교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권위와 역량은 함께 나아갑니다. 교육학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교사, 공부하지 않는 교사, 자신이 잘 모르는 것에 대해 형편없는 수업을 하는 교사, 교육에 필요한 물질적 조건을 획득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교사, 이러한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지적 도야의 형성을 적극적으로 방해하는 셈이 됩니다. 그와 같은 교사는 또한 교육자로서 자신을 파괴하게 됩니다.

- 중략 -

Ira Shor가 조직한 이 논문집은 교실에서 창조적인 활동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좋은 증거물이 될 겁니다. 이 논문집, 주의 깊게 읽고 공부할 가치가 있습니다.

19869

사웅 파울루에서

 

 

올 봄부터 우리 연구소(사람 대 사람)에서 번역을 시작했는데 번역 참가자들이 1차 초벌 번역을 마치고 그것을 가공하는 일은 내 몫으로 넘겨졌다. 내가 동기를 부여 받고자 책임번역자로 내 이름이 언급되도록해달라는 요구를 관철시켰다.

그럼에도 이 일은 정말 힘겹기만 하다. 무엇보다 이 책 자체가 너무 어려운 데다 이 책의 근간은 프레이리 외에 비고츠키의 이론이 많이 등장해서, 프레이리만 알아서 되는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어떤 챕터는 거의 새로 번역하다시피 하며 작업해가고 있다.

이 책이 또 어려운 점은 한 사람의 저자가 쓴 책이 아니라 12명의 논문을 편집한 책이기 때문이다. 매 챕터마다 저자 특유의 문체와 논리구조에 적응하는 일이 보통 힘겨운 일이 아니다. 옴니버스 형식의 이런 책들은 번역도 어려울뿐더러 읽기도 쉽지 않다.

 

지난 여름방학 때 한창 작업하다가 도무지 끝이 안 보여 잠시 중단하다가 최근 다시 번역작업을 재개하는데 여전히 어렵다. 정말이지 지금까지 내가 만난 최고로 어려운 원서다.

 

그럼에도 이 책은 세상에 내놓을 가치가 충분히 있다.

사실 외국 교사들을 만날 때마다 느끼는 바이지만, 한국의 교사들만큼 진보라는 화두에 관심이 많은 경우는 잘 없다. 전교조경북지부와 교류하는 일교조 교사들과 대화를 나눠 보면, 미안한 말이지만, 이 분들 정말 무식하다. 역사 교사라는 사람이 하워드 진이라는 이름도 못 들어봤다 하고, 프레이리의 페다고지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교사를 못 봤다. 그건 내가 지난 겨울에 북유럽에서 만난 교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만큼 우리나라 교사들이 진보교육에 관심이 많다는 방증이다.

이 책은 프레이리에 관심이 많은 현장 교육 담지자들에게 정말 유용한 책이다. 읽기가 쉽지는 않다. 이 어려운 책을 초보자들도 쉽게 이해하도록 만들기 위해 어찌할까 고민이 많이 든다. 역자주를 많이 달아야 할 것 같다.

 

지금보다 덜 추한 세상을 꿈꾸는(내가 애용하는 이 말은 프레이리에게서 빌려온 것이다) 이 땅의 진보적인 선생님들, 이 책 많이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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