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속 들여다보기 16

다 계획이 있구나!

3주간의 겨울방학이 끝나고 오늘 개학을 했다. 온라인 수업인데 창체 시간에 진로교육 과제로 “80살까지 어떻게 살 것인지 자신의 계획을 적기”를 냈더니 아이들이 저마다 기발하고 기특한 생각을 적어냈다. 20대에 운전면허를 따고 60대에는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겠다고 답한 아이가 많았다. 그 중 압권은 ‘헤어디자이너’가 꿈인 아이의 글이다. 유치원 때부터 헤어디자이너 되는 꿈을 품었다고 한다. 고등학생이 되면 학원에서 기술을 배우고 졸업한 뒤에는 대학을 가지 않고 헤어샵에서 일을 배운 뒤 자신이 직접 미장원을 차리겠다고 한다. 결혼은 일찍 안 하고 서른이 넘어 할 것이며 아이는 하나만 낳을 것인데 둘이 있으면 서로 자주 싸우기 때문이란다(평소에 자기 동생이 늘 대들어서 불만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요한 슈트라우스 1세

1학기 어느 날 음악 수업시간이었다. 감상 단원에서 을 가르치는데, 교과서에서 작곡자를 소개하면서 ‘요한 슈트라우스 1세’라 적어 놓았다. 내가 설명하면서 “요한 슈트라우스 1세라는 말은?” 했더니 한 아이가 손을 번쩍 들고서 답하기를... 한 살!!! 나는 너무 우스워 그만 빵 터졌다. 다른 아이들은 어리둥절해 있다. (올해 우리 반 10 명의 아이들 가운데 썩 똘똘한 아이가 잘 없다.) 내가 아이들을 향해 “1세라는 말은???”이라 할 때는 “2세도 있다.”는 대답을 유도할 의도였건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반응을 못하는 가운데 용감한 한 아이가 그렇게 답하는 것이었다. (사실, 1세란 수식어는 필요가 없다. 예전 교과서에는 라데츠키 행진곡의 작곡자로 그냥 ‘요한 슈트라우스’로 나왔다.) 그런데 이 아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