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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초

전북 장승초에 다녀왔다. 6학급의 소규모학교인 것은 알았는데 방금 홈페이지에 들어가 학교 현황을 보니 전교생 수가 89명이다. 보통 시골에서 6학급 규모의 학교는 보기 드물다. 대부분 4~5학급이고 전교생 수도 30명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소규모학교에서 한 반에 학생 수가 20명씩이나 되면 교사가 엄청 힘들다. 도시 학교의 경우보다 학급당 학생 수는 적지만 교사 업무가 엄청 많기 때문이다. 즉, 교사 입장에서는 그나마 학생 수가 적은 것이 시골 학교에 근무하는 낙이라 할 수 있는데 장승초는 이런 메리트도 없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그럼에도 이 학교에 근무하기 위해 순번을 기다리는 교사가 많다는 것이다. 이 뜻밖의 현상 속에서 우리 교육의 희망을 엿볼 수 있다. 무릇 교육은 결국 교사의 손끝에서 이루어..

책 쓰는 선생님

경북교육청에 다녀왔다. ‘책 쓰는 선생님’ 성과 나눔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1년 간 이 사업에 참여하면서 느낀 우리 교육청에 대한 소회를 말하고자 한다. ‘책 쓰는 선생님’은 경북교육청에서 2021학년도에 추진한 창의적이고 실속 있는 성과를 거둔 모범적인 사업이라 평가하고 싶다. 책 집필을 희망한 교사 가운데 23명을 선발하여 교육청에서 200~300만원 지원을 해줬다. 참가자 가운데 나처럼 예전에 책을 출간한 경험이 있는 경우는 극소수이고 대부분 처음 책을 내시는 분들이다. 누구든 마음만 있을 뿐 선뜻 책을 낼 용기를 품기가 쉽지 않다. 그런 분들에게 경북 교육청이 추진한 이 사업은 강력한 동기로 작용했을 것이다. 300만원이라는 돈도 돈이지만 20~30팀(개인 저자도 있고 공동 저자도 있다) 규..

산타할아버지

10년 전쯤 4학년 담임할 때,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산타할아버지가 있다고 믿는 것을 알고서 깜짝 놀랐다. 그 뒤로 3학년 아이들에게도 산타할아버지의 존재에 대한 생각을 묻는데, 매번 긍정하는 입장과 부정하는 입장이 반반으로 나뉜다. 올해는 국어 수업에서 주장하는 글 단원을 배울 때 이 문제를 다뤄 의견을 물어봤다. 주장을 내세울 때는 그것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하면서, 산타할아버지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각각 그렇게 생각하는 까닭을 말해보자 했더니 다음과 같은 대답이 나왔다. # 산타할아버지가 있다고 생각하는 까닭 학생-1) 산타가 있기 때문에 선물을 받습니다. 산타 마을도 있는데 산타가 없겠어요? 산타는 굴뚝으로만 들어온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못 들어온다고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