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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평가 1

해마다 이맘때 교사들을 우울하게 하는 통과의례가 있다. 교원평가다. 정확한 명칭은 ‘교원능력개발평가 학생-학부모 만족도 조사’인데, 이를 통해 교원의 능력이 개발되는 것은 티끌만큼도 없다. 노무현 정권 말기에 교원평가를 도입할 때의 의도는 부적격 교사를 교단에서 축출하거나 교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그런데 지금 10여 년이 지나고 있지만 그러한 목적에 부합하는 결실을 거둔 것은 전혀 없이 그저 선량한 절대다수의 교사들 힘 빼는 결과만 내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의 만족도를 평가하는데, 대다수의 평가 참가자들은 웬만하면 교사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편이다. 그래서 혹 앙심을 품은 극소수가 ‘별점 테러’를 해도 평균 점수는 높게 나오기 마련이다. 문제는, 그런 학생-학부모가 남기는 서술형 평가 글귀다..

교육을 말한다 2022.01.23

바보같은 존재조건이 극악무도한 청소년의 비행의식을 부추긴다.

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 마르크스의 사상을 대표하는 한 문장인데, 마르크스주의에 관심을 갖는 분들 가운데도 이 명제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는 경우를 자주 봤다. 유물론의 진수가 담긴 이 명제는 사실 상식 그 자체로서 철학적 입장과 무관하게 모든 존재 방식에 적용되는 철칙이다. 이를테면, 자동차보험회사에서 피보험자의 연령이나 결혼 여부에 따라 보험수가를 달리 매기는 것이 그 좋은 예이다. 피 끓은 청년과 원숙한 중년, 가족이 딸린 사람과 자유로운 독신은 존재 양식이 다르기 때문에 ‘조심 운전’의 의식이 다른 것이다. 존재가 의식을 규정하는 더욱 실감나는 예로 요즘 이 나라 중학생들의 극악무도한 비행 행각을 생각해보자. 30여 년 초등교사로 지내고 있는 내 경험으로 초등 아이들은 내 초임 시절인 80년대 말보..

교사가 학부모에게

에 이어 라는 책을 냈습니다. 나름 심혈을 기울여 지었습니다. 학부모님 외에 선생님들과 일반 시민들께서도 흥미있게 읽으실 겁니다. 페친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주위에 많이 홍보해주시고요, 프롤로그 글을 붙여 봅니다. # 프롤로그 - 교사와 학부모가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희망의 교육공동체를 소망하며 1988년 3월 교단에 첫발을 내디딘 뒤 어느덧 34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했는데 30년이 훌쩍 지났으니, 제 초임 때와 지금의 학교는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로 변했다.”는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고사성어가 실감 날 정도로 많이 변했습니다. 그 시절의 학교는 몹시 궁핍해서 한겨울에도 춥게 지냈지만, 지금의 학교는 모든 것이 풍족합니다. 통계를 살펴보니, 1988년에 3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