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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공부 못하는 청춘은 자존감이 낮아지는가?

방학 내내 도서관 열람실에서 글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더운 여름에 도서관보다 더 좋은 피서지도 없다. 적막이 감도는 조용한 열람실에선 책장 넘기는 소리조차 민폐가 될 수 있다. 그런데 내 앞자리 청년의 이어폰에서 소음이 새 나와 신경이 거슬린다. (내가 좀 민감한 편이이서 이런 걸 잘 못 견딘다 ㅜ ) 내 불편한 의사를 전하려 다가갔더니 맙소사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 게임을 할 것 같으면 도서관에 뭐하러 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런데 젊은 분들 가운데 이런 사람 한둘이 아니다. 그들에게 게임은 숨 쉬고 물 마시는 것처럼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지도 모른다. 문제는 공부를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자기 발전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럴 것 같으면 차라리 밖에 나가서 친구랑 술 마시거나 ..

이기는 것보다 잘 지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지구촌 최대의 축제인 하계 올림픽이 2주간의 대장정을 마쳐 간다. 사상 초유의 코로나 사태로 개최 자체가 불가능할 것 같았지만 일본 정부가 절박한 의지로 강행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살인적인 무더위와 태풍 예보로 난항이 예상되었음에도 큰 탈 없이 마무리 되는 듯하여 다행이다. 무관중으로 진행되어 예의 축제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세계 최고의 운동선수들이 발군의 실력을 펼치는 스포츠 본연의 감동은 변함없었다. 탁월한 운동 기능도 그러하지만 상대 선수를 배려하는 인간미와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자기 기량을 유감없이 펼친 것에 의의를 두는 스포츠맨십은 보는 이들에게 크나큰 감동을 선사하고 존경심을 자아냈다. 특히 여느 대회와 달리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 한국 선수들이 보여준 태도에 뜨거운 갈채를..

존재와 의식

2014년 1월에 북유럽 3개국(덴마크, 스웨덴, 핀란드)을 다녀왔다. 관광이 목적이 아닌 학교 탐방을 위한 여행이었는데, 학교도 신선했지만 우리와 다른 사회의 모습들에 적잖이 놀랐다. 그 신선한 충격 중의 하나가, 낮은 계층의 사람들의 표정이 우리와 달리 밝다는 것이었다. 북유럽 사람들의 표정이 다 이런 것은 아니다. 오히려, 대체로 어두운 편인데 그건 날씨와 관계있다. 세계 최고의 복지사회에서 자살률이 높은 것이 이를 말해준다. 내가 낮은 계층의 사람들의 표정이 밝다는 것은, 우리와 달리 팍팍한 삶에 지쳐 피폐한 모습이 아니라는 의미다. 작업복 차림으로 무거운 물건을 옮기는, 우리가 흔히 ‘노가다’라 일컫는 건설 노동자의 얼굴에서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어떤 자부심 같은 것이 묻어 있었다. 이 같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