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살이-2

학교에서 민주주의교육이 실패하는 까닭에 관한 일문일답

리틀윙 2021. 1. 27. 13:27

◎ 학교는 뭐 하는 곳인가?

-- 학교는 학생을 가르치는 곳이다.

 

◎ 학교는 학생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학교교육의 궁극목표는 무엇인가?

-- 민주주의다. 기독교는 사랑, 불교는 자비, 학교교육은 민주주의를 지고의 가치로 삼는다.

 

◎ 민주주의가 중요한 가치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바이지만 학교교육에서 학생들은 민주주의를 잘 배우지 못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교육이 입시 위주로 흘러가서일까?

-- 꼭 그렇지는 않다. 학교교육 문제의 기저에 질곡의 입시제도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를테면 초등학교 학생들이 민주주의를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것은 입시제도와 무관하다. 구조적인 모순의 해결은 중요한 문제지만, 여기서는 학교교육에서 민주주의가 뿌리 내리게 하기 위해 현 시점에서 우리 교사들이 실천할 수 있는 문제에 집중하기로 하자.

-- 민주주의는 수학 방정식이나 영어문법처럼 지적 역량 습득의 문제가 아닌 문화적 체험을 통해 길러진다. 학생들의 삶에서 민주적인 경험과 민주적인 실천을 통해 민주주의가 학습된다.

 

◎ 그렇다면, 학교에서 민주주의가 학생들의 삶에 뿌리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교사가 학교에서 민주주의를 살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육은 교사의 손끝에서 시작되고 손끝에서 끝맺거늘, 교직 삶 속에서 교사가 민주주의를 경험하고 실천하지 못하는데 학생이 민주주의를 배우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 오직 민주주의를 살아본 교사만이 학생들에게 민주주의를 가르칠 수 있다.

 

◎ 어떻게 하면 학교에서 교사가 민주주의를 살게 할 수 있을까?

-- 무엇보다, 관계의 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 民主主義는 “민초가 主人으로 자리하는 관계망”을 일컫는다. 사회적 약자가 권력자와 수평적으로 만나지 못하고 한 쪽이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명령하고 다른 한 쪽은 시키면 시키는 대로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수직적 관계망 속에서 민주주의는 싹틀 수 없다.

-- 혁신은 곧 관계의 혁신이다. 최근 전국의 학교에서 ‘혁신교육’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데, 관리자와 교사,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혁신하지 않으면 학교혁신은 무늬의 혁신으로 그칠 가능성이 많다.

 

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