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교육 173

어떤 대학교수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의 일이다. 1992~1993년 한국교원대대학원에 석사과정을 다녔다. ‘특별전형’이라 일컫는 이 과정은 현장교사가 학교를 떠나 교원대대학원에 파견 가서 공부에만 전념하도록 배려한 것으로 실로 엄청난 특혜를 누렸던 것이다. 이 시기는 내가 지적으로 엄청나게 성장할 수 있었던 내 인생의 황금기였다. 그러나 나의 학문적 성장이 그 대학의 내 전공교수들로 말미암은 것은 결코 아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교수들이 대학원생들을 성장시킨 것이 아니라 대학원생들이 교수의 성장을 도왔다는 것이 정확한 말이다. 우리 과에 전공교수가 2명 있었다. 한 사람은 서울대를 나와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엘리트 출신인데, 이 화려한 스펙에 대한 자부심이 도가 넘칠 정도로 강해서 서울대를..

삶과 교육 2017.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