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에 대한 소박한 자세
비오는 날에는 어김없이 일찍 출근하셔서 차량진입금지 라인을 치고 교문 앞에서 교통안전 도우미 직무를 수행하신다. 8시도 안 되었는데, 아이들 통학버스는 8시30분이 되어야 도착하건만 왜 저리 일찍 서 계시는 걸까? 아마도 선생님들 차량까지 안전하게 안내하실 생각이신가 보다. 그런데 오늘 날씨 상당히 춥다. 빗속에 걸쳐 입은 저 우의 속에 따뜻한 옷은 챙겨 입으셨는지 걱정이다. 어르신은 작년부터 이 학교에서 일하고 계시는데, 몇 년 전에 상처하고 혼자 계시는 당신의 입장에선 아마 이 일을 통해 경제적 만족은 물론 자아실현의 긍지와 흥미마저 느끼시는 것 같다. 주황색 방향지시봉을 들고 우리 운전자들에게 사인을 건네실 때는 왠지 버킹검 궁전 따위의 근위병에게서 볼 수 있는 기풍이 느껴진다. 어르신이 받는 월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