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으로 가족체험학습 가기 위해 ktx에 몸을 실고 있다.
광우병파동땐 유모차 부대가 승리를 이끌었고 지금은 가족단위의 참가자들이 체험학습 삼아, 연인들이 데이트 삼아 광장으로 향하는 것이 탄핵을 이끌어낸 동력이라 본다.
이처럼, 운동은 이제 소수의 고난과 헌신에 의해서가 아니라 대다수 소시민들이 즐겁게 참여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독립운동 하듯 투신하는 게 아니라, 현장학습 가듯이 참여해야 한다.
물론 불나비처럼 몸을 던지는 예전의 투쟁방식이 무의미했다는 뜻은 아니다. 옳고 그름은 항상 "구체적으로" 논해야 한다. 독재정권 때는 소수에 의한 이른바 선도투쟁이 옳았다. 그 희생이 오늘 시민이 주인 되는 세상을 가능케 했다. 그러나 시민사회로 한참 접어든 지금 그런 운동방식은 유효하지 않고 심지어 이적행위나 다름 없다. 작금의 촛불정국 초기에 수세에 몰린 수구들이 바랐던 것이 시위의 폭력성이었던 점을 생각해 보라.
그러나 우리 시민대중은 너무 훌륭하게 그 덫을 피해 갔다. 그럴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가 가족단위의 참여가 아닌가 생각한다. 즉, 초중고 학생들이 부모님과 함께 나오니 마이크 잡고 발언하는 사람들이 19금 성격의 과격한 수사법을 피하는 대신 개콘 뺨치는 창의적인 해학 한마당으로 승화시키니 집회가 즐겁고 유익한 체험학습의 장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전세계가 놀라고 있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에서 레드컴플렉스를 딛고 우리 민중이 쟁취해가는 헤게모니 전선에서의 승리를 주목하고 있다.
솔직히 한국에 사는 게 이렇게 자랑스럽기는 태어나서 처음이다.
2016.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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