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741

일본문화 탐방기 -1

고등학교 과정을 지나 대학 공부에 입문했을 때 이해하기 어려웠던 개념 중의 하나가 문화(文化)였다. 교대를 졸업하고 초등학생들을 가르칠 때도 이 개념을 가르치기가 어려웠다. 내가 그랬듯이 아이들도 ‘우리 문화’나 ‘일본 문화’라는 추상적인 개념이 잘 머리에 와 닿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민을 했다. 그리고 마침내 ‘문화’라는 개념을 쉽게 설명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그러면서 나 또한 문화에 대해 보다 명료한 개념을 갖게 되었다. 항상 가르치면서 배운다. 아인슈타인은 “남에게 쉽게 설명할 수 없으면 그건 모르는 것과도 같다”고 했다.) 내가 생각하는 문화는 “차이”다.같은 것은 문화가 아니다. 이를테면, 배고플 때 음식을 먹는 것은 문화가 아니다. 지구촌에 어느 민족이든 배고프면 음식을 먹는다...

예술의 자율성에 관하여

경북의 학교에서는 ‘시울림’이라는 이름의 교육활동을 한다. 우리 학교에서는 시 암송 대회를 열어 학급 대표를 뽑은 다음 다시 학년 대회에서 제일 잘 한 학생이 한 명씩 12월 방송조회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똘똘한 아이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시를 한 편씩 낭송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런데 그 중 한 아이가 발표하는 시가 특별히 내 눈길을 끌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다가와 꽃이 되었다. 유명 시인 김춘수의 시이다. 고학년답게 수준 높은 시를 발표한 아이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시로부터 최근 우리 사회를 우울하게 만든 한 인물에 대한 씁쓸한 단상을 적고자 한다...

이성과 감성 2020.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