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안녕하세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아침에 하나둘씩 들어오면서 이렇게 인사를 건네는 아이들이 너무 좋다. 도량초 아이들 예쁘다. 지금도 여전히 나를 힘들게 하지만, 이 아이들은 교사를 존중할 줄 안다. 도량초의 이런 학교풍토는 정말 신기하다. 교권이 붕괴되기 전인 팔구십 년대의 아이들을 보는.. 교실살이-1 2018.01.26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지난주가 학부모 상담주간이었다. 그 며칠 전에 안내장을 보내고 상담을 희망하는 학부모님들로부터 상담주간 (월~금) 중 원하는 상담 날짜와 시간 그리고 상담 유형(면담, 전화상담)을 피드백 받는다. 우리 반 27명 중 열여섯 분이 신청하셨는데 면담이 다섯 .. 교실살이-1 2018.01.26
비상상황 아니다 머리 아픈 일이 있어서 교사용 의자에 등 기대고 앉아 잠시 생각에 잠겨 있었다. 순간, ‘아, 우리 아이들이 오해하겠다’ 싶어서 지그시 눈을 감았다. 아니나 다를까 맨 앞에 앉은 아이가 옆 친구 보고 말한다. “저럴 때는 비상상황 아니야. 선생님이 말씀하셨잖아. 눈 감고 계시면 비상.. 교실살이-1 2018.01.26
반장선거 반장 선거에 나올 사람? 물었더니 몇 명이 “저요!” 한다. 그 중 아주 뜻밖의 인물 하나가 손을 들었다. 덩치도 작고 공부도 잘 못하고 책도 더듬더듬 읽는데다가 자신감이 부족해 목소리도 아주 작은 아이다. 이런 아이가 반장 선거 출마라니! 다른 친구들이 아무도 뽑아 주지 않을 것만 .. 교실살이-1 2017.09.15
악동교실의 빛과 그림자 교실 뒤편 쓰레기통에 쓰레기가 꽉 차서 봉투를 묶어 버려야 했다. “쓰레기봉투 좀 버리고 올 사람?” 하면, 너도 나도 손을 들며 아우성을 친다. 교사인 사람이 제일 난감한 상황이 이런 때다. 모든 아이들에게 “혜택”을 다 줄 수 없는 것. 그 날 “행운”의 주인공은 우리 반 꼴통 중 .. 교실살이-1 2017.06.26
배추흰나비로부터의 사색 주말 지나고 월요일 아침에 오면 맨 먼저 교실 창가에 있는 배추흰나비 사육장으로 향한다. 예상대로, 성충이 생겨났다. 번데기 단계를 지나 어른벌레가 된 것도 축복이지만, 두 마리가 아닌 한 마리만 나온 것도 다행이다. 이 뜻을 설명하기 위해 지금까지 나의 [배추흰나비 사육 체험보.. 교실살이-1 2017.06.26
스승의 날 스승의 날이라고 한 아이가 선물을 들고 왔다. 이런 거 받으면 안 된다고 하니, 엄마가 주시는 게 아니라 자기 용돈을 아껴 모은 돈으로 샀단다. 레모나인데 4천원 들었다고 한다. 참 반듯한 아이이다. 종례 때 전체적으로 인사 하고 꼭 교실 문을 나서면서 따로 내게 한 번 더 인사를 건네.. 교실살이-1 2017.06.23
관계의 결 토요일이지만 아침에 눈 떠서 문득 학교에 가고 싶었다. 이거 정신병 초기증상 아닌지 모르겠다. 혼자 교실 환경판 갈고 있는데, 조용한 복도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교실 문을 열어보니 우리 반 여자 아이 둘이가 내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다. 왔으면, 들어오지 왜 바깥에서 그러고 있어? .. 교실살이-1 2017.04.30
좋은 것은 전파되어야 한다 아이들이 아침에 교실에 들어오면서 내게 다가와 말한다. “선생님, 우리 반도 과자파티 하면 안 돼요?” 어떤 녀석은 “(3학년 올라올 때)난 3반 되고 싶었다.” 그런다. (꼴랑 과자파티 하나에 쉽게 변절을?) 늘 그렇듯이 교사가 반 아이들에게 서운한 것은, 녀석들이 우리 반 좋은 건 기억.. 교실살이-1 2017.04.04
신명 넘치는 울 반 애들 내 교직 삶에서 이렇게 신명이 많은 아이들은 처음 본다. 1학년 같은 3학년 아이들이어서 매사에 나를 힘들게 하지만 이렇게 천진난만하게 까부는 모습은 너무 귀엽다. 멍석 깔아 주면 온 신명을 다해 자기 끼를 마음껏 밖으로 질러대는 녀석들의 디오니소스적인 야성이 큰 자랑이다. 교.. 교실살이-1 2017.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