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아이들, 선한 교사 선생님, 내일 현장학습 때 동물잠옷 입고와도 돼요? 착하고 순진한 도량초 아이들은 자신의 욕망을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늘 먼저 교사에게 승인을 구한다. 아이들이 내게 승인을 요청하는 것들은 대부분 건전한 욕구들이다. 내 입장에선 당연한 걸 왜 묻냐 싶어서 곧바로 긍정의 답을 주.. 교실살이-1 2019.03.27
친목회장 친목회장을 맡았다. 작년 회장은 2년 연속으로 해서 올해는 다른 사람에게 넘기려 하는데 아무도 맡지 않으려 한다. 회의장 분위기가 싸늘해진다. 적막을 깨고 교무부장이 나를 추대하고 연구부장이 재청했다. 두 분은 2월말부터 내게 제안을 했던 터였다. 승진 욕심도 없이 학교에서 가.. 교실살이-1 2018.07.12
교육적으로 장악하기 오늘 처음으로 반항하는 한 녀석과 맞닥뜨렸다. 첫날부터 계속 심기를 어지럽히던 전형적인 주의산만 형 꼴통인데, 영어수업 시간에 내게 딱 걸렸다. 명백히 자기가 잘못한 상황인데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고, 뒤틀린 심사에 내가 내준 알파벳 쓰기 과업도 이행하지 않으며 흡사 ‘나는 .. 교실살이-1 2018.07.12
첫 만남 낯선 아이들과 적응해가야 한다. 낯섦에 대한 두려움은 내가 아이들에게 품는 것보다 아이들이 내게 품는 것이 훨씬 크다. 이 어색함을 어떻게 풀어갈까 하는 것도 전적으로 내게 달려 있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크게 두 가지이다. - 초반에 기선 제압하기 VS 처음부터 좋은 인상 .. 교실살이-1 2018.07.12
학생은 교사의 스승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워즈워드의 이 말을 교육상황에 적용하면, 학생은 교사의 스승이라 할 수 있다. 오늘 아이들과 마지막 날이다. 1년 교실살이를 돌아볼 겸 아이들에게 - 선생님의 좋은 점 - 선생님이 고치셨으면 하는 점 - 그밖에 선생님께 하고 싶은 말을 적으라고 했더니, 많은 .. 교실살이-1 2018.02.13
3학년 아이들이 딱 내 수준에 맞다 한 순간만 긴장을 풀어도 이내 산만해져 수업 분위기가 무너지는 통에 수시로 “박수 세 번!” 따위를 연발해야 하는 교실이다. 그런데 이 아이들이 5분 이상 정숙을 유지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몇 가지 있다. 첫째, 시험지 풀 때다. 기말 시험은 물론이고 평소 학습지를 나눠 주면 다 풀 때.. 교실살이-1 2018.01.26
월말정산 매달 아이들과 내가 승부를 가린다. 아이들의 심볼은 웃는 얼굴(스마일리 smiley) 나의 심볼은 찡그린 얼굴(프라우니 frowny)이다. 예를 들어, 그 날 우유를 다 먹으면 스마일리가 1점, 우유 안 먹은 사람이 2명 이상 나오면 프라우니가 1점을 얻는다. 3월부터 10월까지 스마일리가 이긴 적이 한 .. 교실살이-1 2018.01.26
대청소 교실에 들어서니 너무 깨끗해서 다른 반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다. 금요일 몇몇 아이들과 대청소를 하고 바닥을 왁스로 청소했더니 바닥이 윤기가 나서 내 마음도 반짝반짝해진다. 대청소 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 아이들은 청소 자체를 싫어하지는 않는다. “누가 남아서 선생님과 같이 .. 교실살이-1 2018.01.26
금요일에는... 월, 화, 수, 목이 지나면 금요일이 온다. 금요일엔 무슨 일이 벌어져도 견딜만하다. 전담교사 수업인 체육시간에 또 사고를 쳤다. 3월 이후 지금까지 사건사고가 없는 체육시간이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매번 체육수업 마치고 교실에 들어올 때 누군가가 쪼르르 내게 달려와 보고를 한.. 교실살이-1 2018.01.26
현장학습 1. 버스 타고 현장학습 가는 중. 애들이 계속 과자를 줘서 부지런히 입에 넣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메뉴도 있고 비호감인 것도 있다. 이건 처음 보는 건데 중국산 아닌가 모르겠다. 어느 것이든 맛있게 먹어 줘야 한다. 과자는 원래 불량식품이 맛있다. 도량 아이들이 이런 점이 참 좋다. .. 교실살이-1 2018.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