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아침에 교실에 들어오면서 내게 다가와 말한다.
“선생님, 우리 반도 과자파티 하면 안 돼요?”
어떤 녀석은 “(3학년 올라올 때)난 3반 되고 싶었다.” 그런다. (꼴랑 과자파티 하나에 쉽게 변절을?)
늘 그렇듯이 교사가 반 아이들에게 서운한 것은, 녀석들이 우리 반 좋은 건 기억하지 않고 남의 반 좋은 면을 딱 꼬집어서 클레임을 걸어오는 것이다.
이런 불편을 방지하기 위해 보통 선생님들이 동학년 내부에서 모종의 “협약”을 맺는다.
같이 가는 거야. 절대 혼자 튀어선 안 돼!
하지만, 나는 이런 ‘카르텔’은 교육발전을 막는 퇴행적 교직문화라 생각한다.
뭐든 좋은 것은 전파되어야 한다. (과자파티가 교육적으로 좋은 것인지의 여부는 차치하고)
이게 리좀의 정신이다!
무엇이 옳은지의 판단 여부에서 중심에 둘 것은 ‘학생’이다. 교사의 불편은 부차적인 문제다.
리좀적 특성의 제1원리가 ‘접속성’이라 했다.
접속의 대립물이라 할....
‘고립’보다 더 큰 불행은 없고
‘차단’보다 더 나쁜 억압은 없고
‘단절’보다 더 어리석은 자충수도 없다.
이 모든 자폐적 속성은 퇴행 혹은 파멸의 지름길이다.
교육적 입장과 소신을 지키면서 우리 반이 더 나쁘지 않다는 확신을 심어 주기 위해 현시점에서 어떤 비장의 카드를 준비할지 주말에 고민해 봐야겠다.
2017.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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