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교육 173

타인을 위한 메타인지

늘 가던 미장원이 문을 닫아 다른 곳을 찾았다. 둘 다 집 근처에 있는 남성전용 미장원이다. 내가 입장 했을 때 한 사람이 머리를 깎고 있었다. 내 순서가 돼서 미용 의자에 앉아 내 폰에 저장해둔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깎아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주인아주머니가 불쾌하다는 듯이 “나는 이렇게 못 한다. 다른 미장원에 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너무 당황스러워서 상대방의 의중을 헤아려 보건대, 내가 까다로운 스타일을 제시해서가 아니라 사진을 보여주며 주문하는 태도를 못마땅해 하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래서 아주머니를 안심시키기 위해 “나는 그리 까다로운 사람이 아니니, 이 사진과 비슷하게 대충 깎아주시면 된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분은 “이렇게 여러 말이 오가게 하는 자체가 까다로운 것”이라며 막무가내..

삶과 교육 2020.08.02

9월 학기제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와 일본, 호주만 3월 학기제를 하고 있다. 호주는 남반구에 위치해 우리와 사정이 다르고 북반구의 두 나라 가운데 일본은 이번에 9월 학기제로 개편하겠다고 한다. 이에 우리도 그렇게 하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9월 학기제 개편 문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건 코로나와 무관하게 치밀한 계획과 로드맵 하에 주도면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온라인수업이지만 학기가 이미 시작되었는데, 지금까지의 학사일정을 무효로 하고 9월 학기제로 가자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1. 9월 학기제 개편이 언제 확정될지 모르지만, 아마 그 시점에는 이미 1학기 공부가 끝이 나 있을 것이다. 그런데 9월에 똑같은 교과서로 1학기 공부를 다시 배운다? 상식적으로나 교육원리 상으로 있을 수 없는 ..

삶과 교육 2020.08.02

빨리빨리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한국(Korea)에 관해 3가지 키워드로 소개한다. 첫째가 한글(hangeul), 둘째가 김치(gimchi) 그리고 마지막이...... 빨리빨리(pali pali)다. 사실인지 확인은 안 해 봤지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가 20년 전 쯤일 것 같다. 이 정보를 접하는 순간, 앞의 두 가지에 대해서는 한국인임이 자랑스러웠고 마지막 것은 부끄러움과 함께 어떤 성찰이 일게 했다. 숲 속에 있는 사람은 숲을 볼 수 없는 법. 그때까지 외국인에게 비친 우리 국민의 자화상이 ‘빨리빨리’로 표상될 줄은 몰랐다. 난생 처음으로, 우리가 너무 바삐 산다는 각성이 일기 시작했다. 그때는 머리로 이해했지만, 한 10년 뒤 처음으로 외국 여행을 갔을 때 그 사실을 몸으로 알 수 있었다. 보통 첫 해외여행..

삶과 교육 2020.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