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교직생활을 해오면서 교장교감선생님들과는 불편한 관계를 맺은 적이 많아도 교사들에게는 그런 적이 잘 없었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후배교사들과는 반목하거나 불화한 경우가 거의 없다. 어릴 때부터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사람을 혐오했고 나는 절대 그런 사람이 안 되리라 다짐했다. 강자에겐 강하고 약자에겐 강한 사람으로 살아왔다는 일정한 자부심을 품어 왔다. 내가 후배교사들과 잘 지내온 것은 나의 이러한 기질 혹은 성품과 관계있다고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이런 생각이 꼭 틀린 것은 아니지만, 더 중요한 이유를 생각하지 못했다. 내가 교사들과 잘 지낼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내가 관리자가 아닌 교사였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몰랐던 이 사실을 지금에야 깨닫는 것은 내가 나이가 든 탓이리라. 산마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