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 18

공산주의의 반대는 민주주의다?

공산주의의 반대는 민주주의다? 공산주의는 경제 체제를 말한다. 한 나라의 전체 국민이 공동으로 생산하여(공산) 공동으로 나눠 갖는 시스템이다. 이에 반해 자본주의는 자본가와 노동자의 관계(생산관계)를 근간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이다. 사람들은 흔히 공산주의의 반대 개념으로 민주주의를 생각한다. 이러한 사고는 "민주주의는 좋은 것인데 공산주의는 그 대립 지점에 있으니 나쁘다"는 단세포적 프레임과 맞닿아 있는 것이 문제다. 공산주의의 대립물은 자본주의이지 민주주의가 아니다. 공산주의와 민주주의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공산주의는 경제체제, 민주주의는 정치체제를 말하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대립물은 공산주의가 아닌 군주제 혹은 전체주의, 간단히 ‘독재’라고 말해야 한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는 협동조합과 자영업..

UFO

최근에 미 해군 함정에서 UFO가 목격되어 미국 국회 차원에서 실체 규명에 대한 관심이 일고 있다고 한다. 9척의 구축함에서 동시에 목격되었으니 누군가가 허깨비를 본 것이 아닌 것이다. 미 의원들이 국방성에 UFO의 존재 여부에 관한 진실규명을 요구했으나 당국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면서 이 괴비행체가 군사 경쟁국인 중국이나 러시아의 것일 수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고 한다. 과학적으로 생각해 보면 이 문답 놀이가 바보 같은 질문에 바보 같은 대답임을 알 수 있다. 생명의 근원은 태양이다. 이 광활한 우주에 태양과 같은 항성(별)의 수가 10의 22승만큼 있다. 1에 동그라미가 22개 붙은 이 수치가 얼마쯤 되냐 하면, 지구 전체에 있는 모래알 수보다 더 많다. 그 항성에 딸린 행성이 (수금지화목토천해)처..

학벌주의가 투영된 기형적 집단의식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나고 있음에도 국민적 관심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오늘 망자를 추모하기 위한 행사에는 150명의 시민들이 모였는데, 멀리 강원도에서 버스 타고 오신 분도 계셨다고 한다. 꽃다운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망자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을 보낸 부모의 비통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생면부지의 이웃들이 마음을 내서 함께 하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이 글을 쓰는 나 역시도 고인과 유가족에게 삼가 조의를 표한다. 하지만 이 비상한 사회현상에 대해 나는 몇 가지 면에서 적잖이 불편한 마음을 떨치기 어렵다. 한 보름 전부터 수차례 이 글을 쓸까 말까 망설이다가 마음을 접었다. 어떤 식이든 나의 글이 현재 하늘이 무너진 듯한 슬픔을 맞고 있는 유가족에게 상처로 다가갈 ..

어른들과는 다른 사고의 패러다임

내 초등학교 6학년 국어 교과서에 ‘공주와 달’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어린 공주는 원하는 것은 뭐든 가져야했고 그 철부지를 너무도 끔찍이 여기는 왕은 그의 소원을 다 들어 주고자했습니다. 어느 날 공주는 밤하늘의 달을 왕에게 따달라고 졸랐습니다. 왕이 대신들을 불러 모아 공주를 위해 달을 가져오라는 명령을 하달하자 신하들은 하나 같이 불가능한 일이라며 펄쩍 뛰었습니다. 자신이 가장 신임하는 시종장은 달이 너무 크고 무거워서 못 따온다 하고 왕국에서 가장 똑똑한 수학자는 달까지의 거리가 38만 킬로미터나 된다는 전문적인 식견을 들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달에 대한 공주의 집착은 더욱 커져만 갔고 급기야 달을 따 줄 때까지 밥을 먹지 않겠다며 단식투쟁에 들어갔습니다. 왕의 ..

뜻밖의 편지

‘스승의 날’을 생각지도 않고 있었는데 어제 재작년에 가르쳤던 아이로부터 편지를 전달받으면서 알았다. 2019년에 이 학교에 부임해와서 3년째 3학년 담임을 하고 있는데 첫해의 아이들이 무척 힘들었다. 남자 아이들은 대부분 말썽꾸러기들이었고 여자 아이들 중에도 성격이 거칠고 공격적인 아이들이 많아서 단 하루도 사건 사고가 그칠 날이 없었다. 그때 아이 가운데 두 여학생이 편지를 전하러 우리 교실에 들렀다. 실로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두 아이다. 하나는 그 혼란스러운 집단 내에서 가장 반듯하고 착한 심성을 가진 아이이고 다른 하나는 내 교직생애에서 가장 “무질서한” 아이다. 앞의 아이가 편지를 주는 것은 그리 새삼스러울 바 없지만, 뒤의 아이는 정말 뜻밖이었다. 기초학습 능력이 바닥에 있어 공부 시간에 매..

교실살이-1 2021.06.17

언어의 왜곡은 현실의 왜곡으로 이어진다

외래 개념 가운데 우리가 잘못 쓰는 경우가 왕왕 있다. 온정주의가 그 한 예이다. 물 건너 온 개념은 반드시 그 원래 이름 즉, 원어가 뭔지를 살펴봐야 한다. 온정주의에 해당하는 원어는 paternalism이다. 위키피디어에서 이 개념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 살펴보자. Paternalism is action limiting a person or group's liberty or autonomy which is intended to promote their own good. Paternalism can also imply that the behavior is against or regardless of the will of a person, or also that the behavior expresses ..

자녀교육 또한 능력의 문제다

미성숙한 아이는 언제 어디서든 자신을 돌보는 성인으로부터 지대한 교육적 영향을 받으며 성장해갑니다. 조기교육의 중요성에 이견이 있을 수 없는 점에서 부모는 아동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교육자입니다. 그런데 교육자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자질일까요? 이 물음에 대한 가장 흔한 대답은 ‘사랑’일 겁니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중요한 자질이 있습니다. 학생을 바르게 성장시키는 일은 환자의 병을 고치는 의술과 마찬가지로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문제입니다. 환자를 사랑으로 대하지만 의학적으로 무능한 의사를 찾을 사람은 없습니다. 의술은 무엇보다 능력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자녀교육 또한 능력의 문제입니다. ‘사랑’은 모든 부모에게 이미 주어진 자질입니다. 아동학대 사건으로 언론에 오르내리는 특별한 부모를 제외..

골프 예찬론

건강한 신체에는 건강한 정신이 깃들지 않는다. 신체 건강에 관한 나의 이 독특한 지론은,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 A sound mind in a sound body”이라는 존 로크의 금언에 대한 반발로 지은 것이다. 책은 멀리 하면서 운동은 열심히 하는 사람은 대체로 지성이 빈곤한 경우가 많다는 생각에서 저 말을 즐겨 썼다. 지금도 나의 이 말이 틀렸다는 생각은 않지만, 신체 건강의 중요성 자체는 이견이 있을 수 없고 특히 나처럼 나이가 있는 사람에겐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오십 줄에 접어들면서 운동을 시작했다. 2016년에 맨 처음 검도를 했다. 평소 검도에 대해 특별한 호감이 있어서 입문했는데, 4개월 하고 접었다. 운동이 너무 힘들었던 탓도 있지만, 관장이 수시로 술자리를 만들어 불러대는 것이..

누구를 위하고 무엇을 위한 학폭위원회인가?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우리 사회가 학교폭력 문제로 몸살을 앓아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스포츠계와 연예계에서 ‘학폭 미투’가 확산됨에 따라 유명 스타들이 연이어 활동을 중지하거나 은퇴를 하여 국민들을 경악케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죠. 이런 현실 속에서 학부모님들께서 사랑하는 자녀를 학교에 보낼 때 가장 염려되는 문제가 ‘혹 우리 아이가 학교폭력에 노출될까’ 하는 것일 겁니다. 유념할 것은, 지금 학교에서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한 가지 특이한 현상이 대두되고 있는 점입니다. 학교폭력 피해학생을 보호하고 가해학생을 선도한다는 취지로 2007년에 제정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폭법) 이후 정작 학교폭력의 진원지라 할 중고등학교에서는 학폭 사례가 많이 줄어들고 있는데 초등학교에서는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

카테고리 없음 2021.06.17

어떤 교육실천

해마다 이맘 때 진단평가를 치릅니다. 시험은 치르는 학생도 힘들지만 전체 학생의 시험지를 채점하고 성적을 내야하는 교사도 힘듭니다. 하지만 30년 넘게 같은 일을 하다 보니 일머리가 생겨납니다. 일머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첫 단추를 잘 꿰는 겁니다. 이 일에서는 출석번호 순으로 시험지를 걷는 일이 그것입니다. 번호 순으로 걷으면 채점 결과를 일람표에 옮겨 적기도 쉬울 뿐더러 이름을 적지 않은 시험지의 소재 파악이 쉽습니다. 채점하는 일은 전적으로 교사의 몫이지만 시험지를 걷는 일은 아이들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전체 아이들이 번호 순서대로 일사불란하게 척척 움직여주면 좋지만 자기 차례에 제 때 나오지 않거나 시험지의 앞뒤 또는 위아래 면을 거꾸로 들고 와서 일을 성가시게 만드는 아이가 생겨납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1.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