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 말한다 61

망국적 찍기 특화 교육

어제 강릉 강의 가서 만난 어느 교수님의 말씀이 아직도 귓전에 맴돈다. 서울대 학생들이 교수의 강의를 이해하기 위해 과외를 받아야 할 판이라는. 강의 시간에 쫓겨 긴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지만 교수님의 이 한마디로부터 평소 내가 생각해온 어떤 아이디어에 중요한 시사점을 얻었다. 우리나라 최고의 명문대학이니 학교에서 최고로 공부 잘 하는 학생들이 들어갈 것이다. 그러면 공부를 잘 한다는 것이 뭘 의미하는가? 그것은 시험을 잘 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 시험을 잘 친다는 것은? 주어진 문제의 답을 잘 골라내는 것을 말한다. 수험생들이 비싼 돈 주고 받는 과외수업은 그런 능력을 구매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과외수업은 찍기 능력에 특화된 공부인 것이다. 전세계에서 한국 아이들보다 열심히 공부하는 경우는 없다. 한..

교육을 말한다 2018.01.26

삶 중심 교육과정

2008년 Y초에서 영어전담 할 때 만든 자료다. 아이들에게 파닉스를 체계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초-중-고급 3쪽에 압축해서 영어단어를 배치했는데, 모든 단어들을 내 머리 속에서 떠올리며 새로운 단어가 생각날 때마다 계속 업데이트 해 온 것이다. 유사한 발음원리를 지닌 단어군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면서 점점 어려운 단어로 배치했다. 시작이 반. 맨 첫 단어가 제일 중요하다. 첫 단어를 읽을 수 있으면 그 다음 단어는 술술 해결된다. 따라서 자료 제작자의 입장에서도 첫 단어 배치가 중요하다. 분홍색 처리한 단어에 주목하자. ace – face ape – tape 이 단어의 배치가 잘못 되었다. 최초 이렇게 배치할 때 나의 생각은, 철자가 하나라도 적은 단어가 앞에 오는 것이 효율적이리라 판단한 것이다. ..

교육을 말한다 2017.09.15

혁신학교의 문화 충격

이른바 혁신학교에 처음 근무하는 교사들은 낯선 환경에 적응해 가는 과정에서 어떤 홍역을 치르곤 한다. 이것은 일종의 ‘문화 충격 cultural shock’이라 할 성질의 것인데, 교사 중심의 권위적인 기존 학교시스템에 익숙해 있다가 교사와 학생이 거의 수평적으로 만나는 “혁신적인” 분위기에 거부감을 갖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문화 충격은 일반 교사들은 물론 진보연하는 (이를테면) 전교조교사들도 겪는 점이다. 내가 다부초에 올 때도 그랬다. 이전에 자기 의지와 무관한 인사발령으로 이 학교에 근무하게 된 교사들이 모두 1년 만에 다른 학교로 옮긴다는 말을 들었을 때만 해도 속으로 ‘그 분들이 보수적인 탓에 혁신적인 이 학교의 분위기에 적응을 못하는 것이려니’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이치가 내게도 ..

교육을 말한다 2017.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