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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이름을 영어로 표기할 때 주의할 점

리틀윙 2021. 1. 27. 10:43

한글 이름을 영어로 표기할 때 주의할 점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적어봅니다.
이해하기 쉽도록 우리나라 축구선수로 해외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두 사람, 이강인과 손흥민 선수의 이름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먼저 이강인 선수의 이름이 어떻게 불려지는지 영상을 보시기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yQ8wmJFtlk

https://www.youtube.com/watch?v=IyiPHCCnc0I

첫 번째 영상은 스페인 액센트가 강한 영어이고 두 번째 영상은 스페인어로 보입니다. 어느 경우든 ‘강인’이라 발음하지 않네요. 각각 ‘간긴 리’와 ‘간진 리’로 들립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두 번째 영상의 자막에서 알 수 있습니다. ‘Kangin Lee’
‘강’을 ‘Gang’으로 적지 않고 ‘Kang’으로 적는 것은 ‘gang’이란 낱말이 ‘갱(범죄집단, 조폭)’의 뜻이기 때문에 바람직합니다. 문제는, ‘강’과 ‘인’을 연속으로 Kangin으로 적을 경우 외국 사람들이 ‘강인’으로 발음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는 겁니다.

(손)흥민의 경우는 Heungmin이라 쓰면 읽기부터 어렵습니다. 영어단어에서 자음자 n-g-m가 연속으로 오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아래 영상에서 영국 아나운서는 손흥민을 비교적 정확히 발음하고 있습니다.(러닝타임 50초 쯤에 나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4S7y97Rjbw
정확히 분석하면, ‘손히엉민’에 가깝네요. Heung은 ‘히엉’또는 '히웅'으로 읽을 가능성이 많을 겁니다.

제가 보기에, 손흥민은 무난히 발음하는데 비해 (이)강인은 ‘간긴’ 혹은 ‘간진’으로 이상하게 발음하는 것은 이름 두 글자 사이에 하이픈(-)을 넣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손흥민(Heung-min Son)처럼 이강인도 ‘Kang-in Lee’로 표기해야 합니다. 지금 구글에서는 이강인의 프로필이 이렇게 소개되고 있습니다만, 아마...... 최초에 이강인 선수 측에서 현지에 영문이름을 ‘Kangin Lee’로 전달한 것이 지금까지도 이렇게 불려지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글이름 가운데 나리(Nari), 하나(Hana), 수지(Suji)... 등의 경우는 연달아 적어도 무방합니다. 하이픈 없이도 무난하게 읽힌다면 하이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죠. 그러나 우리 말 특성상 많은 경우 하이픈 없이 연속으로 표기하면 읽기 어렵거나 잘못 읽혀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이픈을 사용하지 않고 세 글자를 따로 따로 쓰는 것도 좋습니다만, 이 경우는 또 중간 글자를 미들네임으로 오해할 수 있는 불편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상 저의 짧은 생각을 적어 봤습니다. 어떤 이름을 연속으로 적어도 좋은지의 여부는 영어 발음에 관한 감각으로 판단할 일인데 사람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으니 딱히 뭐가 맞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다만, Kangin이란 이름을 현지에서 어떻게 발음하는가 하는 문제에 주목하셨으면 합니다.

 

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