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시민에게

지금 교사에겐...

리틀윙 2020. 4. 4. 21:34

>> 학교에는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과 일 안 하면 월급 받지 못하는 그룹이 있다. <<

조희연 교육감님 실수하셨다. 본인도 심각한 과오를 절감하고 뒤늦게 사과 글을 남기셨는데 안타까운 마음이다. 코로나라는 사상초유의 비상한 사태를 맞아 개학을 다시 연기할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중대한 의사결정을 앞두고서 평정심을 잃은 상태에서 무심코 댓글 단다는 것이 실수로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위 발언의 적합성(적절한 말인가?)이나 적법성(맞는 말인가?)을 떠나 개학 연기 여부 결정에 있어 이같은 문제를 논의구조 속에 들여 놓는 자체가 나는 이해되지 않는다. 개학을 연기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판단에서 고민되는 지점은 다음과 같은 것이 전부여야 한다.

1) 코로나로부터 학생 지키기 

2) 학교를 매개로 사회적 감염 확산이 얼마나 일어날 것이며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가의 여부

3) 개학 연기에 따른 학부모의 애로점

4) 경기 침체 문제


그리고, 개학 2주 정도 연기함으로 인해 경제적 타격을 받는 분이 학교에 있는지도 이해가 안 된다. 현재의 3주 개학 연기는 방학 축소와 상쇄되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고 추가로 2주 연기하면 수업일수 단축이 최대 12일 밖에 안 되는데 그로 인해 누가 얼마나 경제적 손실을 입는다는 것인지? 설령 있다 하더라도 위의 문제에 비하면 그건 아무 것도 아니겠건만...


.


개인적인 생각을 하나 더 말하면,

조 교육감님이 실수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단 곧바로 정중히 사과를 한 상황에서, 교사들이 교육감의 실언을 놓고 따지고 드는 것은 내가 볼 때 득보다는 실이 훨씬 많다. 교육감이 정중히 사과한 마당에 그 분에게 더 이상 얻어낼 게 없는데, 이 문제를 이슈화 하면 할수록 세상 사람들은 교사에게 등을 돌리고 오히려 교육감을 두둔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관련 기사 밑에 댓글놀이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보라)


비근한 예로,

전교조가 시민들에게 욕먹는 이치를 생각해보자. 인터넷에서 전교조 관련 기사가 나오면 그 밑에 달리는 댓글이, “자기 밥그릇 지키느라 바쁜 놈들”이란 비난이 대부분이다.


전교조가 지금까지 많은 주장을 펼쳐왔지만 딱 하나 안 한 것이 있다. 전교조는 다른 노조와 달리 “임금인상” 따위의 주장을 펼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러니까 위와 같은 비난은 사실무근인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전교조를 왜 싫어할까? 나는 다른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교사이기 때문이다.


천민자본주의사회에서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은 ‘돈’인데, 내 초임 때(1988)만 해도 선생은 사람 취급 잘 못 받았다. 그래도 이때 교직은 선망의 대상이 아니었지만 교사는 존경받았다. 그러다가 IMF가 터지면서 교직이 인기 직종이 되었다. 이때부터 교사는 존경의 대상이기보다 시기의 대상이 되기 시작했다. 특히, 경제 상황이 악화될수록 교사에 대한 시기와 지탄은 증폭된다. 지금이 그 정점에 있는 듯하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지금 교사에겐 침묵이 금이다!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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