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시민에게

진정한 애국

리틀윙 2019. 9. 7. 06:59


작년 해외여행자 수가 2800만 명인데, 그 중 일본 여행자는 754만 명이라 한다.

신문 기사는 해외 여행객 가운데 일본 여행 가는 사람이 제일 많다는 것, 일본으로 가는 한국인 수에 비해 한국을 찾는 일본인 수는 훨씬 적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나는 우리나라 전체 여행객 수가 2800만 명이라는 사실에 눈이 간다.


우리 국민 수가 5100만 명인데, 그 중 절반 이상이 해외여행을 했다. 그런데, 2011년부터 지금까지 내가 담임한 아이들 가운데 해외여행 갔다 온 아이는 거의 없다. 요즘 학교는 학기 중에는 물론 방학 때도 해외여행 가려면 담임교사에게 알려야 하고 담임은 학교에 보고를 한다. 이번 여름방학을 앞두고 가졌던 교무회의 문건에서도 방학 중 해외여행 가는 학생은 내 기억으로 2건 정도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우리 학교 교직원 가족이었다.


어느 한 해의 경험치가 아니다. 지금까지 내가 만난 아이들 가운데 비행기 타 본 아이들이 잘 없고 있는 경우도 제주도 갔다 온 게 많았다. 해외여행 가는 아이는 한 해 평균 1퍼센트 정도밖에 안 될 것 같다. 물론, 내가 3~4학년 이상을 담임하지 않은 이유도 있다.


이런 저런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해마다 우리 국민의 절반 이상이 해외여행을 하는데, 우리 지역의 아이들은 이 통계현황과 매우 동떨어진 삶을 산다는 사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


아베 때문에 온 나라가 반일 정서로 들끓고 있다.

서민들은 해외여행 꿈꾸기가 어려운데, 있는 사람들은 수시로 해외여행 가는 불공평한 현실 속에서, No Japan이라는 반일 운동에 부응하여 일본만 안 가면 애국자가 되는 것인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애국인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조작으로 4조5천억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국민연금 거들 낸 악덕 재벌총수는 종신토록 감옥에 있어야 할 범죄자인데 나라 경제 걱정한답시고 일본 왔다 갔다 한다. 심지어 대통령이 이 범죄자를 한국을 대표하는 경제인 자격으로 인도와 평양을 데리고 다닌다.


최저임금 공약도 파기하고,

사설학원으로 전락한 자사고를 용기있게 폐지한 지역 교육감의 결단을 무위로 돌리고,

국제노동기구로부터 불량노동인권 국가로 제소 당하고,


나라가 이래도 좋은 것일까?

최순실과 박근혜가 국정을 농단할 때와 뭐가 다른가?


.


일본 여행 안 가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전 국민이 골고루 해외여행 다녀오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애국이다. 그러기 위해 급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는 거물 경제사범을 구속하고 경제정의 실현의 기초를 닦는 것이다.


유니클로와 아사이 불매 운동 뿐만 아니라 삼성 불매 운동을 벌여야 한다. 내 집에 있는 큰 도둑부터 잡아넣고 해외의 적과 싸워야 한다. 내 나라의 불의를 먼저 응징한 다음에 일제 극우 정치세력의 책동을 규탄해야 이치에도 맞다.


그게 진정한 애국이다.


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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