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과 실천

실천과 이론

리틀윙 2020. 4. 4. 01:42

실천이 있고 이론이 있는 것이지 그 역은 아니다.

삶이 있고 교육이 있는 것이지 그 역은 아니다.

의식의 산물인 글이나 사상은 삶 속의 실천을 토대로 생겨난다. 


삶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로 점철되는데, 방학 때는 아이들과의 관계 맺음이 없으니 교실 이야기, 교육 이야기를 쓸 수가 없다. 


그래서!

다른 사람은 몰라도 교육작가는 교실을 지켜야 한다. 교장실이나 교육청으로 진출하면 교실 이야기를 못 쓰기 때문이다. 물론, 그곳에서도 ‘관계’는 있기 때문에 이야기 거리가 있겠지만, 선생이 아이들과 부대끼는 과정에서 샘 솟는 풋풋한 교육 이야기는 생성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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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하는 날까지 나를 힘들게 해서 “야들아, 방학이 1주일만 늦게 했어도 내가 응급실에 실려가지 싶다” 라는 엄살을 떨었던 것이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나를 무척 힘들게 했던 아이 중 하나가 방금 카톡으로 “선생님, 명절 잘 보내시라”는 문자를 보내와서, 반가운 마음에 전화를 걸었더니 생각 대로 아이도 굉장히 좋아한다. 초등 교육자인 게 좋은 것이 이런 점이다. 아무리 힘들게 할지언정, 아이들의 행동은 예측할 수 있고 무엇보다 배신을 때리지 않는다. 교사가 정을 베푼 만큼 돌아온다. (적어도 저학년 아이들은 그렇다) 문제는 교사가 그런 마음을 쓸 만큼의 정신적 여유나 물리적 여백이 없이 교직삶이 숨가쁘게 돌아가는 것인데......


나쁜 교사도 방학을 맞아 여유가 있으니 이렇게 품위 있고 선한 선생 코스프레를 펼친다. 2월 초 개학하면 개구장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딱 5일이다. 올해 아이들과 지낼 시간도 그렇지만 앞으로 학교에서 아이들과 부대낄 시간도 몇 년 안 남았다. 나를 힘들게 하지만, 나를 교사로 존재하게 하는 것도 아이들이다. 남은 교직살이, 아이들을 귀하게 여기고 가급적 덜 미워하도록(교사가 아이들을 사랑하기는 너무 어렵기에) 분발하자.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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