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시민에게

공공의 적

리틀윙 2019. 3. 27. 16:59

금주법이 시행되던 20세기 초 미국사회에서는 마피아 집단에 의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마피아 범죄사에서 최악의 보스로서 당시 언론에서 조사한 공공의 적’ 1위에 오른 인물이 알 카포네다. 카포네는 경찰과 검사들을 매수해서 법망을 피해갔는데, 이 영악한 악당에게 쇠고랑을 채운 용감한 수사관이 있었으니 언터처블이라는 닉네임으로 더 유명한 엘리엇 네스다. 놀랍게도, 네스가 천하의 카포네를 잡아들인 죄명은 살인도 뇌물공여도 아닌 탈세였다. 이처럼 정상적인 사회에서는 탈세를 비롯한 경제 범죄를 중죄로 취급하여 엄격한 법집행을 하는 점에 주목하자.

 

경기지사 이재명에 대한 압박이 너무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계속 되고 있다.

이재명의 잘못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재명이 무엇을 잘못 했더라도 그 죄는 비슷한 이름의 피의자 이재용에 비할 바가 못 된다. 그런데 이재명을 탈탈 터는 과정에서 이재용의 천인공노할 범죄가 세간의 이목에서 사라지고 있다.

 

박근혜와 최순실이 국정을 농단해 갈 때 이재용이 아무런 대가 없이 거액의 뇌물을 제공했으리라고 생각하는 바보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2심에서 무죄로 풀려났다. 삼성이라는 공룡기업이 사법부를 매수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판결이다.

 

뿐만 아니라 이재용은 삼성 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과정에서 19천억 원의 부당 이득을 챙기면서 같은 액수의 피해를 국민연금에 안겼다. 경영승계를 위한 자기능력 과시 목적으로 국민들의 고혈을 짜서 삼성의 배를 불리는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알 카포네라는 깡패 두목이 포탈한 세액이 얼마인지 모르지만 이재용에 비하면 새발의 피도 안 될 것이다. 그리고 뇌물공여와 거액의 금융 사기는 세금포탈보다 훨씬 심각한 범죄다. 따라서 제대로 집행한다면 7년을 살다 나온 카포네와 달리 이재용은 평생을 감옥에서 보내야만 한다.

 

그런데 대법원 판결을 앞둔 이 시점에서 국민들의 관심이 이재용에게서 이재명으로 옮겨가고 있다. 도대체 정치인이 과거에 삼류 여배우와 통정한 것이 무슨 큰 죄라고 연일 뉴스거리로 보도 된단 말인가? 또한, 설령 대선 과정에서 상대 후배를 음해한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재명의 죄과는 이재용에 비할 바가 아니다.

 

국민들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할 공공의 적은 따로 있다.

북한의 세습왕조 못지않게 기형적인 3대 세습이 이루어지고 있는 삼성은 이재용 할아버지 때부터 정권과 유착하여 대한민국 경제를 농단해왔다. 이병철은 사카린 밀수로 엄청난 이익을 챙기고 그 일부를 독재정권에 상납했다. 이건희는 금융실명법을 위반하며 수천 억대의 과징금을 포탈했지만 감옥에 가지 않았다. 이건희의 차명계좌 수는 밝혀진 것만 1,489개이고 거기에 예치된 비자금의 규모는 5조원 가까이 된다고 한다. 그밖에 삼성이 돈세탁과 비자금 관리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미술품의 가치까지 생각하면 삼성가의 비자금 규모는 수 십 조에 이른다고 봐야 한다.

 

삼성을 바로 잡지 않고서는 이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없다. 그런데 현 정부는 이재용에겐 호의를 베풀고 이재명을 먼지 털 듯이 털고 있다. 이재명의 먼지에 이재용의 들보가 감춰지고 있다.

 

공공의 적 삼성을 비호하면서 적폐청산을 떠드는 건 코미디일 뿐이다.

이재명 터는 10분의 1의 노력으로라도 이재용을 털기 바란다.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