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과 실천

우연과 필연

리틀윙 2018. 7. 12. 13:44

사물은 우연적인 측면과 필연적인 측면, 현상적 측면과 본질적 측면이 맞물려 돌아간다. 어떤 문제에 접근할 때 이 두 측면을 구분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사리분별력이란 그런 접근 관점을 말하는 것이다.

 

강원도를 여행하다가 정선 카지노에 들러 심심풀이로 슬롯머신에 돈을 넣고 당겨 돈을 제법 땄다면 그건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 우연적인 경험을 필연으로 믿고 싶어 한다. 다음 날에도 정선 카지노를 찾았는데 돈을 잃었을 때, 재수가 없어서 즉 우연히 잃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회사로 출근하지 않고 정선으로 출근하다가 결국 직장도 가정도 모든 것을 잃고 노숙자로 전락한다. 우연과 필연을 착각한 데 따른 비극이다.

 

고객이 카지노를 상대로 돈을 딸 수 없다. 안 그러면 카지노는 망할 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 망한 고객은 많아도 망한 카지노는 없다. 이건 필연이고, 이때의 고객은 보편자로서의 고객이다. 일반 고객(보편자)이 아닌 개별 고객 가운에 어떤 이는 잭팟을 터뜨리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우연적이고 예외적인 현상일 뿐이다.

 

승진은 교사의 길이 아니라는 나의 이야기는 보편에 관한 이야기이고, 승진 문제의 본질적 측면을 이야기한 것이다.

 

승진한 많은 이들이 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은 길이라 하지만, 선진된 지역에서 좋은 관리자들을 만난 교사들에게 승진의 길은 달달한 길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우연적인 현상일 뿐, 승진 보편의 모습은 아니다.

 

20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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