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 말한다

삶 중심 교육과정

리틀윙 2017. 9. 15. 07:08

 

2008Y초에서 영어전담 할 때 만든 자료다.

아이들에게 파닉스를 체계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초--고급 3쪽에 압축해서 영어단어를 배치했는데, 모든 단어들을 내 머리 속에서 떠올리며 새로운 단어가 생각날 때마다 계속 업데이트 해 온 것이다.

 

 

 

  

 

  

유사한 발음원리를 지닌 단어군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면서 점점 어려운 단어로 배치했다. 시작이 반. 맨 첫 단어가 제일 중요하다. 첫 단어를 읽을 수 있으면 그 다음 단어는 술술 해결된다. 따라서 자료 제작자의 입장에서도 첫 단어 배치가 중요하다.

 

분홍색 처리한 단어에 주목하자.

ace face

ape tape

 

이 단어의 배치가 잘못 되었다.

최초 이렇게 배치할 때 나의 생각은, 철자가 하나라도 적은 단어가 앞에 오는 것이 효율적이리라 판단한 것이다.

 

아니다.

위의 단어들은 1번과 2번의 순서가 바뀌어야 한다.

(ace, ape)(face, tape) 가운데 전자는 읽기는 쉬울지언정 아이들에게 기억되기는 후자보다 어렵다. 아이들의 삶에서 (face, tape)(ace, ape)보다 훨씬 익숙한 단어다. 교육과정을 편성함에 있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아이들의 삶이다. 삶이 있고 배움이 있는 것이지 그 역은 아니다.

이 원리를 존 듀이는 삶 중심교육과정으로 개념화 했다. 흔히 life-centered curriculum생활중심교육과정으로 옮기지만, 이 표현은 거의 오역에 가깝다.

 

어제 전북연수원에서 수업에 관한 철학적 사유라는 주제로 강의한 내용의 일부이다. 저 맥락에서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방금 논한 삶과 수업은 유기적 통합되어야 하는데, 삶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분홍색 단어의 배치가 뒤바뀌어야 한다는 나의 통찰이 가능했던 것은 존 듀이와 [민주주의와 교육]에 대한 공부에 힘입었다는 것이다.

 

존 듀이의 그 어려운 책이 교사의 교육실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없다. 그러나 우리가 수업을 계획-실천하고 학생 생활지도를 하거나 바람직한 학교교육방향에 관한 교사협의회를 하거나 하는 모든 교육실천상황에서 교육이론은 현명한 통찰을 제공하는 영감의 원천이 된다.

 

수업기법이나 수업모형을 터득하는 것은 교사의 수업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서 많은 교사들이 이런 연수에 열심히 참여한다. 그러나 이건 근시안적인 판단이다. 이것은 지엽적인 도움을 줄 뿐이다. 근본적인 차원의 교사 성장은 이론의 안받침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교육이론 섭렵과 더불어 폭넓은 독서를 통해 풍부한 교과배경지식을 쌓는 것이 좋은 수업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2017.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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