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교육

영원한 삶

리틀윙 2015. 1. 1. 22:40

https://www.facebook.com/video.php?v=618717284916785&fref=nf

 

자막없이도 그 감동이 충분히 전해져 오네요.

아내가 세상을 뜨고 없는 가운데 딸의 결혼식 피로연에서 아빠가 딸을 위해 피아노 연주를 합니다.
신랑이 색시에게 "아버님이 피아노를 치실 줄 아셨던 거야?"라고 묻고 색시는 고개를 가로 젓습니다.

아빠가 어렵사리 ‘캐논’을 연주하는데, 화면은 플래시백으로 어린 시절 엄마가 그 곡을 연주하고 딸이 피아노에 붙어 따라 배우는 장면이 펼쳐집니다. 그러니까 아빠는 엄마의 대리자로서 어린 시절 딸이 엄마와 함께 한 추억을 선물해주는 것 같습니다.

딸이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립니다. 연주가 무난히 진행되는 듯싶더니 끝부분에서 아빠가 멈칫합니다. 별로 어렵지 않은 부분인데, 초보 연습생인 아빠에겐 이 곡도 무리인가 봅니다. 이런 아빠가 이 만큼의 실력을 갖추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을까요? 아, 딸은 울음을 참을 수가 없습니다!

 

그럭저럭 잘 나가던 아빠의 연주가 멈추니 일순간 장내엔 불편한 침묵이 감돕니다. 당황한 아빠의 얼굴에 식은땀이 흐릅니다. 딸이 아빠를 응원합니다. 딸이 무슨 말을 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테이블에 손이 올라가 아빠 대신 핑거링을 합니다. 이 자동적이고 기계적인 손의 움직임은 딸이 엄마로부터 배운 것이겠지요.

“간바레, 오또상” - 힘 내세요, 아빠!

아~ 우리의 아버님, 딸의 응원에 힘입어 연주를 마무리 짓습니다. 그 순간 피아노 위에 사진이 보입니다. 활짝 웃고 있는 아내의 모습.

캐논의 마지막 음이 울려퍼지는 엔딩 씬에선 어린 딸이 피아노를 치고 엄마가 흐뭇하게 지켜보는 가운데 아빠는 소파에서 신문을 읽고 있습니다.

 

..............

 

이 따뜻한 영상을 통해, 삶과 죽음 그리고 ‘관계’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됩니다.
피아노와 캐논이라는 음악을 매개로 어머니는 딸과 아버지의 삶 속에서 영원히 살아 있는 듯 싶습니다.
살아 있어도 죽은 것과 다름없는 관계맺음, 영혼 없는 만남에 비해 이것은 정말 살아 숨 쉬는 인간 대 인간의 관계라 하겠습니다.

 

나이 들어가는 사람에겐 ‘새해’라는 말이 희망이나 가능성의 언어이기보다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물리적 이별이 가까워져가는 낙담 또는 힘빠짐(?)의 언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현재 20대든 60대든 인간의 삶은 어차피 찰나(instant)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영원한 삶은 가능합니다. 우리의 진정성과 노력이 그걸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위의 영상에서 저 위대한 ‘부성’이 그걸 보여줍니다. 교사인 우리가 아이들의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된다면, 우리의 교육혼은 영원히 살아 숨 쉬겠지요.

우리 모두는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합니다. 우리의 물리적 삶이 다하기 전에 영적으로 그들과 영원을 나눌 수 있는 무엇을 남깁시다. 새해에 복 많이 받기보다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소박한 우리의 사랑을 남길 수 있는 한해살이를 지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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