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교육

어떤 (실업계고) 교실

리틀윙 2014. 12. 30. 08:59

 

 

며칠 전에 출석고사를 치렀던 대구 모 실업계고등학교 교실 모습이다.

지금껏 내가 근무해온 초등학교 어디에서도 저런 교실을 볼 수가 없다. 벽걸이 TV를 빼곤 모든 풍경이 흡사 7080 시절의 교실 같다. TV와 대칭을 이루는 곳에 있는 거울은 ‘민경’이라 불리는 게 어울릴 법한 고풍스러운(?) 느낌을 준다.

 

 

 

지저분한 칠판은 이 학교의 학구적 풍토와 학생들의 포부수준을 거울처럼 보여준다.

당번 학생이 성의가 없어 저런 모습일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대로 지우려 애써도 잘 지워지지 않을 본바탕이 낡고 지저분한 칠판이다. 이 학교 학생들의 학업의욕도 아마 이러할 것이다. 즉, 열심히 공부 해본들, 자신의 처지는 빤하다는... 이 아이들 대부분은 만인이 만인의 야수가 되어 벌이는 생존피라미드의 밑바닥을 깔아줄 것이다.


 

칠판 구석에 '방학 D-8'이라 적혀 있다. 이 아이들이 이 냉혹한 사회의 노동시장에 던져질 날은 며칠이 남았을까......?

 

저 아이들에게도 초등학교 시절이 있었을 터, 그 때 아이들의 꿈은 뭐였을까?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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