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부초 이야기

다부 달빛축제

리틀윙 2014. 10. 5. 07:25

그저께 있었던 우리 학교 달빛축제 모습입니다.
저는 올해로 26년째 초등교사 생활을 하는데, 제가 근무하는 학교마다 밴드를 만들어 아이들을 지도해오고 있습니다.

공연할 때는 제가 음향에 신경 쓰다 보니 우리 아이들의 연주를 감상하지 못했습니다. 어제 학부모님들이 찍으신 영상을 받아 보니 참으로 멋진 공연이었노라고 자평해봅니다. 연주가 훌륭했다기보다 연주자와 관객, 교사-학부모-학생이 혼연일체가 되어 서로 호응하며 음악을 즐기는 다부의 예술문화가 참으로 감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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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일상에서 늘 말썽을 일삼는 아이가 무대에만 서면 남다른 예술적 끼와 신명을 발동하며 무대를 지배하고 관중을 사로잡는 모습을 보면서, 최근에 제가 쓴 글귀가  떠올랐습니다.
<아웃사이더에게 무대를>이란 제목의 글인데, 글 속에서 제가 소망하는 학교상이 우리 다부교육과 딱 부합하는 것이어서 다부 교육주체의 한 사람으로서 크나큰 보람과 자부심을 갖습니다.

 

 

 

<아웃사이더에게 무대를>

 

- 중략 -

아웃사이더들에게 교육의 이름으로 어떤 기회나 역할을 마련해줍시다.
공부를 잘 한다는 것은 인간이 가진 수만 가지 능력 가운데 단 하나를 잘 한다는 의미이련만 우리네 학교에선 학업성적이라는 단 하나의 잣대로 아이들을 재단해 버립니다. 공부 못하는 아이는 스스로를 무능하고 열등한 사람으로 자기최면을 걸어갑니다. 그러나, 평소 교사의 눈밖에 벗어나 말썽만을 일삼는 아이들도 야영장에서 장기자랑 시간엔 모두를 깜짝 놀래키는 재능을 발휘하곤 합니다. 학교의 일상생활에선 존재감 없어 보이던 아이들도 자신의 끼를 발휘할 무대를 만들어주면 스타로 돌변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학교는 학생이 저마다 타고난 소질과 개성을 발산하게 하고 또 대중 앞에서 자기 실력을 뽐낼 수 있도록 다양한 무대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위한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라는 무대만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음악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한 딴따라 무대, B보이를 지망하는 아이들을 위한 댄스 무대도 만들어주면 좋을 겁니다. 학년말 학교교육과정을 짤 때 학교차원에서나 학년 혹은 학급 차원에서 그런 무대를 많이 배치해줌으로써 “학교에 와서 도무지 낙이 없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견뎌나갈 수 있게 하면 우리가 그 아이들에게 덜 미안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http://blog.daum.net/liveas1/6499118

 

 

 

http://blog.daum.net/liveas1/6498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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