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교육/삶과 공부

삶과 공부 -3

리틀윙 2013. 1. 29. 14:03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기에 음악에 푹 빠진 아이들이 많다. 우리 때는 ‘음악에 빠진다’는 말이 ‘음악 열심히 듣기’를 뜻했지만 지금은 “음악을 하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 10여년 전부터 ‘실용음악’ 바람이 불면서 생겨난 문화현상이 아닌가 싶은데..... 어린 학생들이 음악에 심취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나는 음악에 푹 빠지는 것은 환영할 지라도, 음악인의 길을 가고자 하는 학생들이 너무 많은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첫째, 음악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기타리스트를 꿈 꾸는 아이들은 기타라는 악기와 재즈라는 음악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 자기 바운더리 내의 또래들보다 내가 기타를 잘 칠 수 있다고 해서 내가 음악적 자질과 역량이 준비돼 있는 사람이고 생각하기 쉬운데 100에... 99는 착각일 가능성이 많다. 그리고 설령 특출한 음악적 자질을 타고 났다고 하더라도 훌륭한 재즈 뮤지션이 되는 것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험난한 여정으로 점철될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둘째, 음악으로 성공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이다. 긴 설명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마지막 이유가 중요한데......
음악이 좋아서 평생 음악과 함께 하는 삶을 영위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글쓴이처럼 교사가 돼서도 농부가 돼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아니, 그렇게 해야 한다. 이건 마치 우리가 전문 체육인이 아니더라도 건강을 위해 조깅을 하거나 헬쓰를 하는 이치와도 같다. 우리가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신체의 건강과 마찬가지로 정서의 건강도 중요하다. 누구나 음악을 가까이 해야 한다. 특히 음악에 남다른 열정과 자질을 가진 사람이라면, 직장 생활 하면서 밴드를 조직해서 연주 활동을 하면서 세미-뮤지션으로서의 음악적 삶을 살면 된다.

공부와 삶, 음악과 삶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독서를 즐기는 사람이 반드시 문학가가 돼야 하는 것은 아니듯이, 음악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가졌다고 해서 반드시 음악가가 될 필요는 없다. 독서와 삶이 따로 있지 않고 삶 속에 늘 책이 가까이 있듯이, 음악과 삶이 따로 있지 않다. 삶 자체가 음악적 삶이 되게 하면 된다.

역설적으로, 음악을 업으로 삼아 연주인의 길을 가는 경우 대부분의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못하게 된다. 심지어 자신이 한때 경멸하는 그런 음악을 하게 될 지도 모른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보다 더 큰 비극이 어디 있을까?
이 사회가 예술과 삶이 따로 존재하는 ‘소외된 사회’이기 때문에 이런 비극이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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