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구입한 가리비를 철판에 올려 구워먹고 있다. 자연산 해산물로서 우리 식탁에 오르는 이 순간까지 살아있음이 자랑이다. 싱싱한 해산물을 먹을 수 있으니 기대가 되긴 한데 마음이 약간 편치 않다. 그릴에 올려 구우니 얼마 뒤 입을 쩍 벌리는데 조갯살이 위쪽에 붙어 있다. 내 예상으론 아래쪽에 있어야 하는 그것이 위쪽에 있는 까닭이 뭘까 생각하니 좀 전까진 왕성했던 식욕이 약간 가신다. 밑면이 너무 뜨거우니 반사적으로 위쪽으로 몸이 향하는 것이다. 어차피 죽을 몸인데 가리비는 몇 초라도 더 버텨볼 요량으로 위쪽으로 피신하는 것이다.
식욕을 채우기 위해 소돼지의 숨통을 끊는 것이나 가리비를 시뻘건 철판 위에 올려 불고문을 할 권리가 인간에게 주어져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까? 이건 힘의 논리 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 육식은 인간다운 식생활문화가 아니다. 우리가 좀 더 진화하면 가리비와 인간이 공존하는 삶을 열 수 있을 것이다. 작년에 채식주의에 도전하다가 포기했는데...... 언제 다시 시도해봐야겠다. 담배도 끊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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