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교육/에콜로지

모든 생명을 사랑하자

리틀윙 2010. 12. 14. 21:56

담배 끊은 지 2년이 다 돼간다. 두 번 실패 뒤 세 번 째 성공했는데 이번엔 정말 현재까지 한 모금의 니코틴도 흡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술 마시면 여전히 담배가 생각난다. 누가 카더라, 담배는 끊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참는 것이라고.

 

올해는 고기도 끊으려 시도했었다. <아마존의 눈물>에서 브라질의 농업 자본가들이 목장 만들기 위해 아마존 밀림을 고의로 불사르는 것을 보고 결심을 했더랬다. 채식의 의지를 확고히 다지기 위해 <음식혁명>이란 책까지 사서 읽어보았다. 그 책은 소와 돼지 그리고 닭 형제들이 우리의 식욕을 채워주기 위해 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얼마나 비인간적인 방법으로 천인공노할 수모를 당해오고 있는지를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그래서 고기를 끊어야 하는데, 잘 안된다. 담배 끊기보단 쉬울 것 같은데, 이 놈의 욕구가 고기에 대한 미련을 자꾸 부른다. 그래서 지금은 수정주의(?)로 선회했다. 채식주의에서 채식위주의 삶으로. 박노해가 그러더라, 골수좌파보다는 좌파위주의 삶을 살기로 했다고...

 

 

 

어린이가 시험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마음껏 뛰어 놀며 루소나 아도르노가 말한 ‘자연적으로’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

여성이 성폭력으로부터 해방되어 밤길을 맘 편히 걸을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동물형제들이 학대받지 않으며 자연적으로 성장해 동물답게 죽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느 날 거미 한 마리가 우리 교실에 나타났다. 여학생들이 기겁을 하는데 한 남자 아이가 내게 묻는다. “선생님, 밟으까예”

 

그래서 또 철학수업을 열었다.

우리들 생명과 거미의 생명을 양팔저울에 달았을 때 반드시 우리 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법이 있을까? 거미에 우리한테 특별한 해꼬지를 안 하는데 우리가 꼭 걔의 숨통을 끊어야만 하나?

우리 반 급훈이 “함께 나아가자”인데, 그 함께의 범주 속에 모든 생명체를 넣어야 한다.

사랑하는 아이들아, 우리 지구 상의 모든 생명과 함께 나아가는 사람이 되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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