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교육/에콜로지

... and the world will live as one!

리틀윙 2014. 7. 17. 07:59

학교 2층 복도에 들어서니 매미 크기의 벌 한 마리가 헤매고 있다. 바닥에 앉아 있다가 내 발걸음 소리에 놀라 자리를 피해 보지만 멀리 못 날아간다. 내 생각에 기력이 다 한 것 같다. 밤새도록 이 녀석은 이 건물을 벗어나려 애썼을 것이다.
교실에 있는 잠자리채로 포획하려 하니 녀석이 겁에 질린 얼굴로(나의 상상력) 내 손길을 피하려 한다. 몇 번 시도 끝에 생포하여 창문 열고 날려 보내주니
“자유다!” 하면서 뒤도 안 돌아보고 힘차게 날아간다.

 

 

 

작은 문제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섬세한 감성을 품으라고 가르친다. 그랬더니 우리 반 어떤 아이(남자보다 더 씩씩한 여학생)는 창문에서 헤매는 파리도 잠자리채로 생포해서 날려 주려는 시도를 한다. 파리에게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성의가 가상해서 아이의 선택을 지지한 적이 있다.

 

작은 문제에 민감하지 않으면 큰 문제에도 둔감해진다.
진보운동 하는 분들, 여름철에 개고기 먹지 않으셨으면 한다.
물론, 문화로서 개고기 음식문화 자체는 존중한다. 마찬가지로 폴리네시아 원시부족의 식인문화도 존중한다. 문화는 당대 사람들의 최선의 선택이다. 고려장이 그러듯이 말이다.

그러나 먹거리가 풍족한 현대의 한국인에게 개고기는 최선의 선택일 수 없다.

그럼 돼지고기는?
돼지와 개는 다르지 않나? 돼지 끌어안고 잠 같이 자는 사람 있나?

 

물론, 궁극적으로는 돼지도 인간적으로 대해야 한다.
멀지 않은 미래에 그게 상식으로 자리하는 세상이 올 것이다. 한백년 지나면 그렇게 될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존 레넌의 경구 ... and the world will live as one.
이 세상 모두가 한가족처럼 사는 세상...
에서 ‘모두’의 범주 속에 미물도 포함되는 그런 시대를 소망해본다.

한때 채식을 시도해봤는데 너무 힘들어 포기했다. 그러나 그때부터 최소한 닭고기에 대한 식성은 잃었다. 숫병아리 태어나자마자 쓰레기통으로 버려지고 암컷들은 달걀 대량생산에 동원되어 밤에 잠도 못자도록 양계장에 불을 환히 밝혀놓는다. 사육상자만한 곳에서 평생을 그렇게 사는데 윗층에서 똥을 누면 아래층 주민의 머리에 그대로 떨어지는 가옥구조라 한다.
치킨 좋아하시는 분들, 최소한 “양념치킨 1 + 1”은 시키지 말자. 두 마리 시켜 먹다 남기면 버리지 말고 먹을 만큼만 시키자.

 

에고 아침부터 헛소리 너무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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