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운동

11월의 편지 - 500 마일

리틀윙 2009. 12. 3. 16:14

500 Miles

                Peter, Paul & Mary


If you miss the train I'm on,    you will know that I am gone

You can hear the whistle blow a hundred miles

A hundred miles, a hundred miles, a hundred miles, a hundred miles

You can hear the whistle blow a hundred miles


Lord I'm one, Lord I'm two, Lord I'm three, Lord I'm four

Lord I'm Five hundred miles from my home

500 miles, 500 miles, 500 miles, 500 miles

Lord I'm five hundred miles from my home


Not a shirt on my back, not a penny to my name

Lord I can't go a-home this a-way

This a-away, this a-way, this a-way, this a-way

Lord I can't go a-home this a-way



만약 당신이 내가 탄 기차를 놓친다면, 내가 떠난 줄 아세요

당신은 100마일 떨어진 곳에서 기적소리를 들을 수 있을 거예요.

100마일, 100마일, 100마일...... 100마일 떨어진 곳에서 당신은 기적소리를 들을 수 있을 거예요.


하느님, 나는 고향으로부터 100마일을, 200마일을, 300마일을, 400마일을,

하느님, (마침내) 고향으로부터 500마일을 떠나왔습니다.


등봇짐 속엔 갈아입을 셔츠 한 벌 없고, 내 돈이라곤 땡전 한 닢 남아 있지 않습니다.

오 하느님, 이 길 따라 나는 고향에 갈 수가 없답니다.

이 길 따라 고향에 갈 수가 없답니다.


.....................


사랑하는 조합원선생님들께 제가 드리는 열한 번째의 편지입니다. 열 두 번의 편지를 드리면 제 임기를 마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끝이 다가오니 제게 드리워진 짐을 벗는다는 홀가분함보다는 그 동안 제가 선생님들과 아이들을 위해 과연 뭘 했던가 하는 아쉬움이 앞섭니다.


내일이면 12월이 시작됩니다. 초겨울 나무가 파르르 떨며 품는 ‘마지막 잎새’처럼 우리들 벽에 걸린 달력도 마지막 장만을 남겨 놓게 됩니다. 저로서는 마흔 여섯에 맞이하는 12월입니다만, 마흔 다섯에도 12월은 있었고 또 내년에도 또 다른 한 해의 마지막 달을 맞이하겠죠.

이렇듯 달이 하고 또 해가 가고 우리네 삶이 흘러갑니다. 문득 여러 선생님께 드리는 이 편지글을 쓰면서 인간에게 삶이 무엇인가 생각해봤습니다.

삶은 ‘여행’이라 생각합니다.

삶은 여행이고 사람은 길 떠나는 나그네입니다.

또한, 프로스트(R. Frost)의 싯귀처럼 삶은 선택으로 점철된 길이기도 합니다. 우리들 앞에 열린 많은 길 가운데 우리는 ‘교직’이라는 길에 접어들었고 또 그 중에도 ‘전교조’라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지회장인 저도 이 길에 대해 1백 퍼센트 확신은 못합니다. 다만, 교사로서 이 길 외에 마땅히 달리 갈 길이 없다는 것에 대해선 추호의 의심도 없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숲 속에 나있는 두 길 가운데 전교조라는 길은 여러분들을 행복으로 이끄는 길이 아닐 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험난한 가시밭길이라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특히 요즘같이 인내하기 힘든 시기에는 함께 길 가던 벗들이 하나둘 대열을 이탈하기도 합니다.

사실, 지회장으로서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이 이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떠나가는 분들을 원망하기보다는 남아 있는 분들에게 무한한 감사와 동지애를 느낍니다.


여러 선생님들,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조합원인 여러 선생님들과 같은 길을 걷는 것이 행복하고 또 자랑스럽습니다.


고향 떠나 빈털터리가 된 나그네는 기찻길 위에 서 있습니다(this way)

2

. 아마도 그 기찻길은 고향으로 향하는 길이겠죠. 나그네는 고향으로 갈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마음은 늘 고향을 향합니다. 따라서 나그네는 이미 고향에 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고향의 본질은 ‘마음의 고향’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이 지향하는 마음의 고향은 무엇입니까? ‘참교육’이 아닙니까? 나그네가 고향으로 갈 수가 없듯이, 참교육이라는 우리들 고향도 도달할 수 없는 피안의 세계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무지개를 쫓는 소년처럼 우리네 교직 생명이 다할 때까지 참교육을 쫓을 것입니다. 그 길은 힘든 길입니다. 그러나 힘든 길도 함께 가면 그 발걸음이 약간은 가벼워질 겁니다.

동지 여러분, 함께 갑시다 우리 이 길을! 

 

.................... 


피터, 폴 앤 메리의 [500 마일] 참으로 아름다운 노래입니다. 지금 편지지를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은 아쉽게도 다른 가수의 노래입니다만 [500 Miles]는 Peter...의 노래가 최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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