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와 의식

미의 문제

리틀윙 2009. 4. 6. 21:29

 

미적 문제에 대해 여러가지 차원에서 논할 수 있겠으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문제로서, '형식미'에 대해 유물론적인 관점에서 풀어보겠습니다.

-> '형식미'란 사람으로 말하면 겉모습을 뜻합니다. '형식미'의 반대개념은 '내용미'인데, 사람의 속마음이 이에 해당하겠죠.

-> 형식미와 내용미는 문학이나 예술작품을 평가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개념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내용과 형식은 변증법적 관계에 있다"는 말로 여운을 남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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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꺼풀 수술이 잘못되어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너무 미안한 맘에서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여대생이 있었죠.

이렇듯, 특히 천민자본주의 현대 한국사회에서 여성들은 외모에 대해 죽고 삽니다.

그런데, 이른바 몸짱,얼짱인 여성이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를 거쳐 삼국시대 혹은 더 거슬러 올라가 석기시대에 간다면 어떤 대접을 받을까 상상하면 아주 흥미있는 결과가 나올지도 모릅니다.

단언컨대, 이효리가 석기시대에 간다면 몸꽝,얼꽝이 될 것이라 봅니다. 물론, 그 시대에서는 외모를 두고 '짱'이니 '꽝'이니 하는 개념이 없기에 못난(?) 외모때문에 이효리가 자살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따위의 불편은 겪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비지터]란 영화가 있습니다. 구석기시대의 인간 생활상을 특유의 상상력을 발휘해 잘 만든 것으로 평가받고 있죠. 그런데, 그 영화에서 자기집단에 엄청난 이익을 안겨다준 외부인(현대 문명인)에게.... 요즘 개념으로 일종의 성상납(물론 현대적 의미로 '매춘'과는 성격이 다르겠죠)을 제공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충격적인 것은 우리가 볼 때 "몸과 얼굴이 전혀 아닌(페미니즘의 입장에서 이 말을 어떻게 풀어 써야 할 지 모르겠슴다???)" 여성이 기쁨조로 들어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여성은 그 집단에서 제일 예쁜 여성이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대의 비너스상을 보셨나요?

밀로의 비너스(아프로디테)상은 중세에 만들어진 것이기에 그 수려한 미모와 몸매가 오늘날 미인의 척도와 비슷하지만, 고대유물로 발굴된 비너스상의 여인은 전혀 다릅니다. (# 붙임 사진 참조)

우리나라의 경우도 미인의 기준이 예와 지금이 많이 다릅니다.

고구려의 벽화에 나오는 여인의 모습이라든가, 조선시대 신윤복의 미인도에 나오는 미인의 모습은 오늘날의 미인의 준거에서 많이 벗어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현대에 와서도 미남미녀의 기준이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헐리우드의 스타들의 외모를 보면 1950년대의 스타와 현재 스타의 캐릭터가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50년대 최고의 남자배우 말론 브란도와 요즘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또는 톰 크루즈와 비교해보면 어떤 차이를 느끼실 겁니다.

여자배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비안 리라든가 오드리 헵번 같은 여성은 우리들 어머니의 표현으론 "바람 불면 날아가버릴 듯한" 지나치게 연약한 여성상이죠.

60년대 이전의 남성 스타는 우람한 체격에 와일드한 캐릭터(말론 브란도, 죤 웨인, 커크 더글라스)였습니다. 경제대공황과 2차세계대전이라는 사회적 상황에 부합하는 인물형이죠. 반면, 여성은 이러한 남성으로 하여금 보호본능을 느끼게 하는 인형같은 여성 그리고 무엇보다 순종적인 여성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페미니즘이라는 사조가 휘몰아치는 현대에 와서는 샤론 스톤이 섹스 심벌로 그리고 수잔 서랜든처럼 미모는 별로지만 당당한 주체성을 가진 여성이 일급배우로 자리하게 됩니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미인의 준거가 변천해 온 것과 현대의 헐리우드의 스타 카테고리가 바뀌어온 현상을 통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1. 미의 기준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시대에 대해 상대적인 문제라는 것.

-> 절대적인 가치를 가지는 미는 존재하지 않는다. 미적 개념은 시대의 미적 기준을 반영한 관념의 소산이다.

비단 '미적 문제'뿐만 아니라 모든 가치체계가 상대적이라는 것을 유념하셔야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양심'이니 하는 윤리체계도 그러하다는 것을 논증하겠습니다.


 

2. 미적 가치의 정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회의 물적 토대(생산양식)라는 것입니다.- 생산양식(mode of production)이란 개념에 대해서는 나중에 상세히 적겠습니다 -

즉, 많은 일손이 필요한 농경사회에서 여성의 가장 큰 미덕은 '다산'입니다. 특히 중세 한국사회에서 아이를 못 놓는(사실, 불임의 원인은 여성보다는 남성의 신체적 결함에서 많이 기인합니다만) 여성은 쫓겨나거나, 남성 배우자로 하여금 '씨받이'라는 이름으로 성범죄가 합법적으로 승인되었죠. 말하자면, 그 시대의 몸짱은 "아이를 잘 놓고 잘 기르는 형으로서 넓적한 골반과 큰 유방(요즘 개념으로 글래머와는 다르죠. '가슴'이라기보다는 '젖통'이라는 개념에 가깝습니다)을 보유하고 있어야" 했습니다. 고대의 비너스상이 그 전형입니다.


"특정 사회의 물질적 조건(마르크스의 개념으로는 '하부구조')이 미적 기준을 규정한다" - 잠정적으로 이렇게 결론 내립시다.


이것이 앞 글에서 제가 제기한, "존재양식과 의식의 관계"와 무슨 연관이 있는가?

-> 사회적 조건(=존재양식) VS 미적 가치판단(=의식)

-> 존재와 의식에서....

존재= 하부구조 -- 의식=상부구조.... 와 일맥상통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자세히 언급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