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과 실천

People

리틀윙 2021. 1. 27. 10:35

 

people에 해당하는 우리말은 1)사람들 2)국민 3)민중 4)인민 등이 있다. 이 다양한 용어들은 맥락에 따라 다르게 쓰며 그 용어가 풍기는 뉘앙스 또한 천양지차를 보인다.

 

박정희 전두환 때 ‘인민’은 물론 ‘민중’이란 말조차 불온시 되었다. 그 관성이 지금까지 이어져 ‘인민’이란 용어는 많은 이들이 사용을 자제해오고 있다.

 

 

 

South Korea’s main opposition party changes its name to People Power Party in a move to the left.

한국의 주요 야당이 좌파로 이동하면서 이름을 인민권력당으로 변경

 

이 나라 주요 야당의 정체성을 아는 우리들에게 이 문장은 너무 낯설게 다가온다. 보수는 보수대로 ‘국민의 힘’을 ‘인민의 권력’으로 옮기는 것으로 부족해 “좌파로 이동” 운운하는 것이 경악스러울 것이고, 진보는 진보대로 그 반대의 의미에서 경악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번역에 있어 위의 언설은 잘못 된 것이 전혀 없다.

‘people’이라는 낱말이 맨 처음 생겨난 서구에서 이 단어는 노동계급 혹은 근로민중을 의미했다. 따라서 이들의 시각에서는 한국의 수구 보수당이 자기네 당명을 영어로 ‘People Power’로 바꿨다고 통보해오니, “좌경적인 노선으로 옮아갔다”고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위의 영어문장을 우리말로 다시 옮긴 구글번역기의 해석 또한 정확하다 볼 수 있다. people power party은 보통 ‘인민권력당’으로 번역한다.

 

링컨의 게티스버그 연설에 나오는 유명한 수사, “(the nation)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을 우리는 “국민에 의한...”으로 배웠지만, 이제는 “인민에 의한...”으로 고쳐 쓸 때가 됐다. 영어로는 똑같이 people이지만, ‘국민’과 ‘인민’은 뉘앙스가 완전히 다른바 용어의 본래적 의미에 비추어 후자가 합당하기 때문이다.

 

국민학교라는 용어와 마찬가지로 ‘국민’ 또한 일제군국주의(전체주의)의 산물이다. 국민이란 호명은 ‘국가의 백성’이란 의미로서 국가가 people에 우선되는 뉘앙스를 준다. 이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국가의 모든 권력이 people로부터 나온다”라는 헌법 제1조의 정신과 배치된다. 식민잔재를 청산하기 위해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바꾸듯 ‘국민’이란 용어 또한 ‘인민’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아울러, 나라 국(國)이 들어가는 아래의 용어들도 바꾸는 것이 좋겠다.

 

국어 -> 한국어

국사 -> 한국사

국민윤리 -> 윤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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