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시민에게

코로나가 바꾸는 세상

리틀윙 2020. 8. 2. 01:24

코로나가 전교조도 바꾸고 있다.

오늘 경북지부 대의원대회를 온라인으로 열었다. 전교조 생기고 처음 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회의 때 여담으로 나는 “코로나가 끝나더라도 계속 온라인으로 대의원대회를 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녁 7시에 시작해서 9시 조금 넘어 마쳤다. 예전 같았으면 12시쯤 마쳐서 피곤한 몸으로 운전해서 집으로 돌아와야 한다. 학교 일을 마치고 퇴근 후 구미에서 포항까지 왕복 200킬로미터를 운전하는 일이 얼마나 힘들겠는가? 개인의 육체적 피로도 피로지만, 많은 사람들이 차를 몰면서 연료비를 소모하고 또 공해를 발생시키는 것도 큰 문제다. 그런데 온라인 회의를 열면 이 모든 부정적인 요소들을 막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물론 온라인 회의는 동료들의 체온과 숨소리를 느낄 수 없어서 다소 삭막하고 역동성이 떨어지는 단점은 있다. 하지만 역발상으로 생각하면 그것조차 장점일 수 있다. 전교조 선수들은 하나같이 말빨이 센 사람들이어서 토론이 벌어지면 끝이 없다. 집단의 구성원들이 말이 많은 것은 그만큼 조직의 건강성을 방증하지만, 시계가 자정을 향해 가도록 토론이 그칠 줄 모르면 서로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체력은 물론 감정의 소모가 증폭되는 심각한 폐단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온라인 회의에서는 이런 불편이 없어서 참 좋다. 그렇다고 참가자들이 할 말을 못하고 하는 역기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정리하면,

시간과 자원 그리고 돈을 낭비하지 않고 환경도 오염시키지 않으면서 집단적 토론과 의사결정을 무난히 할 수 있는 온라인 회의는 정말 바람직하다. 전교조 뿐만 아니라 교육청 회의나 연수도 이렇게 이루어지면 좋겠다. 코로나 이후에도 이렇게 되길 바란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서 병든 지구의 건강을 회복하고 사람과 동식물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가자.

 

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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