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시민에게

1980년 광주와 2020년 미국

리틀윙 2020. 8. 2. 01:13

현재 미국의 상황과 80년 광주가 너무 비교된다.

둘 다 폭력적인 공권력에 맞서 분연히 일어난 민중 항쟁이지만, 전개되는 모양새가 완전히 다르다. 80년 광주가 철저한 자기희생과 헌신 그리고 뜨거운 연대의 결집체라면, 2020년의 미국은 폭력과 약탈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이다. 이것은,

 

이기심과 이타심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천민자본주의와 공동체주의의 차이다.

 

놀라운 것은 트럼프가 80년 전두환정권과 판박이 모습을 보이는 점이다. 성난 군중을 달랠 생각은 않고 강경진압을 하겠다는 것도 그렇지만... 전문 시위대가 주도한다느니, 시위 참가자들이 대부분 외부세력이라느니, 극좌파들이 앞장서고 있다느니 하는 워딩이 80년 전두환과 똑같다. 최근 내가 ‘5.18광주’ 관련 글에서 붙인 사진 속의 영문자료(어떤 분이 미국방성 기밀자료라 한 것인데, 실상은 당시 한국발 언론보도를 그대로 영어로 옮긴 것)에서 붉은 색 밑줄의 문장에 주목하자.

 

- Riot was professionally instigated 폭동이 전문적으로 선동되고

- The riot was the work of communist agents 폭동은 공산주의 활동가의 작품

(공산주의 활동가를 북한에서 온 간첩으로 해석하지만, 문맥상의 의미는 극좌파 데모꾼이라는 트럼프의 의미 그대로이다)

 

.

 

초강대국이라 하지만 미국은 썩을 대로 썩은 사회다. 연중 총기로 인한 대량 살상 사건이 수시로 터져도 군수자본가의 이익을 지켜주기 위해 총기 규제를 하지 않는 나라, 1%가 국가 전체 부의 절반 이상을 소유한 반면 거리엔 노숙자가 넘쳐나는 나라, 지금 코로나로 하루에 1500명씩 죽어감에도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지 않는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이 강한 것은 오직 군사적으로만 그러할 뿐이다.

 

수백 년 동안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수탈을 일삼으며 자신의 몸집을 키워온 이 괴물 국가가 지금 내부로부터의 붕괴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 나라는 변해야 한다. 지금 그 절호의 기회가 왔건만, 안타깝게도 미국 시민은 80년 광주 시민과 다르고, 미국인들의 시위 문화는 2016년 광화문 촛불과 너무 비교된다. 미국이 건강해져야 세계 시민들의 삶이 행복과 평화가 보장되건만......

 

We want change! 오바마의 선거구호다. 반면, 트럼프는 “Make America Greater Again미국을 더 강하게”를 내세워 집권에 성공했다. 미국을 더 강한 나라로 만들기 위해, 국경을 봉쇄하여 이민자들을 막고 중국과 경제 전쟁을 벌이며 세계 경제 상황을 뒤흔들고, 우리나라에는 터무니없이 높은 방위비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이 한심한 지도자는 이번 사태에서도 “미국을 더 위대하게”라는 모토로 대응하려 한다.

 

"미국은 변해야 한다"는 구호로 집권한 오바마가 정작 미국을 변화시킨 것은 1도 없다. 국가의 변화는 오직 시민의 힘으로만 가능할 뿐이다. 이런 맥락에서, 트럼프가 “세계 최강의 연방군이 시위대를 진압할 것”이라는 발언을 할 때 80년 광주를 기대했다. ‘이제 잘 하면 미국이 변하겠구나’ 하며 말이다. 그런데 명품점에서 루이비통 가방을 털어 나오는 장면을 목도하면서 한숨 짓게 된다.

 

아울러, 80년 광주가 얼마나 위대한 역사적 성취였는지 새삼 생각하게 된다. 루이비통과 주먹밥을 든 두 손이 너무 비교된다.

 

6.1.

'교사가 시민에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단적 혐오정서의 위험성  (0) 2020.08.02
코로나가 바꾼 것  (0) 2020.08.02
5.18과 교사 역사인식의 중요성  (0) 2020.08.02
타지역, 타국민에 대한 혐오를 멈추자  (0) 2020.08.02
진보와 보수  (0) 2020.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