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교시 수학 시간이었다.
마침 시간이 다 돼 가는데 과제 올라온 아이가 딸랑 2명뿐이었다.
40분 수업에 보통 20분 지나면 과제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이 경우도 아주 앞서 가거나 성의 없이 대충 해내는 아이들이고 평균적으로 30분이 지나 해내는 경우가 많다. 슬로우 러너들은 40분 마칠 때까지 못 내기도 한다. 그러니까 20분쯤에 올라오기 시작하는 게 정상인데 30분쯤에 올라왔으니 과제 양이 많았다는 판단이 서는 것이다.
반성하는 마음에서 <사진 1>과 같은 글을 올렸더니, 아이들의 반응이 놀랍다.
과제 안 줄여주셔도 되는데.. ㅎㅎ
안 힘들어요.
하트 하트 하트
감사합니다
안 힘들어요
지금도 재밌어요
감사합니다
조아유
지금 그대로 해주세요
올해 우리 반 아이들이 신통한 건지? 코로나가 가져온 기현상인지?
과제 양을 줄여주겠다는데도 마다 하니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1. 올해 우리 반 아이들이 약간 특별한 면도 있을 것 같다.
2. 코로나로 인해 오랫동안 공부를 못했으니 학이시습에 대한 갈증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3. 온라인수업의 구조적 특수성이 큰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부모의 눈을 의식하는 점이나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공부에 대한 부담이 적은 점도 있겠으나, 그보다는 또래의 눈을 의식하는 면이 더 크다고 본다. 지난 글에서 말했듯이 온라인수업의 가장 중요한 장점이 이것이다.
하지만, 침묵이 말하는 것도 읽어야 한다. 페이스북에서 어떤 논쟁적인 글을 올렸을 때 많은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러준다고 해서 모든 독자가 글쓴이의 논지에 호응하는 것은 아니다. 침묵이 ‘안 좋아요’를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사는 학급 내 학생대중의 솔직한 의견을 묻기 위한 별도의 경로를 밟아야 한다.
네이버밴드에는 이러한 의도에 부합하기 위한 완벽한 IT 인프라가 구비되어 있다. 네이버 투표 결과는 다음 글에서...
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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