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교육

어떤 이들의 노고

리틀윙 2020. 4. 4. 21:27

지금도 지하 막장에서 목숨 걸고 석탄 캐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


화약이 터질 때마다 광부는 죽음의 공포를 느낀다.

다른 직업인들은 스트레스를 마주할 뿐이지만 이들은 매일 죽음과 마주한다.


광부들은 도시락을 쥐가 닿지 않도록 공중에 매달아 놓는다.

쥐들이 발밑을 왔다 갔다 해도 도시락에만 손 타지 않으면 고마울 따름이란다.


광부들의 노고를 깜빡 잊고 살았던 것은 우리 생활이 편리해지면서 연탄이나 석탄을 가까이 할 일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도 연탄은 사용되고 있고 또 석탄이 없으면 전기도 없다. 전기를 생산하는 화력발전소가 석탄을 원료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우리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이 소중한 에너지원은 광부들이 막장에서 사투를 벌이며 수확한 결실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가 전기요금을 냈기 때문에 전기를 쓴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화폐는 교환수단일 뿐 그 자체로 인간에게 필요한 가치를 생산해내지 않는다. 신사임당이나 세종대왕을 아무리 자세히 들여다봐도 그 속에 빛과 열을 만들어내는 힘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누리는 편리한 삶은 누군가의 피와 땀과 눈물의 대가로 얻어진 것이라는 것임을 잊지 말자. 내가 그 힘든 일을 하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내가 가진 돈으로 전기라는 상품을 구매했기 때문에 그것을 만든 사람의 노고를 잊을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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