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운동

세상이 발전해가는 이치

리틀윙 2019. 9. 7. 07:00


배이상헌 선생님의 페미니즘 수업과 관련한 일련의 글들을 올리고 있다.


많은 분들이 관심 갖고 읽어주시고 어떤 분들은 댓글로 의견을 남겨주시는데, 그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양해를 구한다. 의도적으로 댓글은 물론 ‘좋아요’도 표하지 않은 이유는 독자들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나의 글에 호응하는 분들은 당연히 반갑고 고맙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나의 생각과 같을 수는 없고 또 같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이슈는 ‘직위해제’라는 비상한 분위기 속에서 제기되는 만큼 의견 개진이 일방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많았다. 그럼에도, 교육청의 처분에 대한 문제의식은 공감하지만 급진적인 페미니즘 교육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한다는 의견을 몇 분이 남기셨다. 반대의견 가운데 차마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의 것도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의견을 존중하며, 꿋꿋하게 자신의 의견을 남겨주신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


세상이 발전하는 것은 동일한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들의 대립과 충돌을 통해서이다.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상처는 불가피하지만 이런 불편들은 사회 발전을 위한 밑거름으로 작용하며, 개인의 발전에도 약이 되리라 믿는다. 중요한 것은 나와 다른 생각들을 존중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자세다.


내가 지금 어떤 양시론적 관점을 피력하는 것은 아니다. 갈등사태에서 서로 다른 생각이 대립할 때 둘 다 옳을 수는 없다. 더 옳고 덜 옳은 시시비비는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수학적 진리와 달리 인간 삶의 이슈에서는 어떤 생각이 옳으려면, 논리적 정합성 외에 대중적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이 대중적 동의의 확보가 이루어지는 경로가 바로 ‘토론’이다. 


토론이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것이 민주주의이고, 어떤 힘에 의해 대중의 동의를 강제하는 것이 전체주의 내지 독재이다. 인간 세상의 발전은 오직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대중적 동의가 민주적으로 도출될 때만이 가능하다.


그런데, 민주주의와 전체주의는 한 사회나 국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름 아닌 우리 안에 존재한다. 이성이 고도로 발달한 사람에게도 이 대립적인 두 속성은 동시에 존재한다. 

무릇 성장이란 내 안의 파시즘을 줄여가는 부단한 과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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