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교육

자본론을 읽어야 하는 까닭

리틀윙 2019. 8. 26. 09:18

9살부터 10살까지의 아이들이 새벽 2~4시에 자신이 몸을 누인 더러운 침대에서 끌려 나와 밤 10~12시까지 강제로 노동을 했다. ...

 

성인 남자의 노동시간을 하루에 18시간으로 제한하는 법률 제정을 위해 집회를 열어야 했다...

 

9살 윌리엄 우드가 노동을 시작한 나이는 710개월 되었을 때였다. ... 아이는 주중에는 매일 저녁 9시까지 15시간을 일했다.

 

12살 소년 머레이는 아침 6시에 일을 시작하거나 때론 새벽 4시부터 일을 시작했다. 어떤 때는 하루 종일 잠도 못 자고 일했다.

 

18636월의 마지막 주에 런던의 모든 일간신문들은 순전히 과로로 인한 사망 Death from Simple Overwork”이란 선정적인 헤드라인의 기사를 게재했다. 귀족 여성들을 위한 드레스 제조공장에 고용된 20세 여공 메어리의 사망 기사였다.

 

이곳의 소녀들은 평균 16시간 반을 일하는데 사교계 성수기에는 30시간을 연속으로 일하기도 했다. 당시 덴마크에서 시집 온 새 황태자비를 맞이하는 축하 무도회로 귀부인들을 위해 화려한 드레스를 마술처럼 삽시간에 만들어내야만 했다. 메어리는 60명의 다른 소녀들과 함께 필요 산소 용적의 1/3밖에 안 되는 방에 30명씩 모여서 26시간 30분을 쉬지 않고 일하다가 사망했다. 이에 그녀의 고용주 엘리스 부인은 경악했는데, 부인인 놀란 것은 마지막 여성복을 완성하지 않고 메어리가 죽었기 때문이었다.

  


  


이 책에는 이 밖에도 비슷한 많은 사례들이 생생한 문체로 소개되어 있는데 방대한 분량의 책 자체도 놀랍지만 저자의 치밀한 연구 자세에 감탄하게 된다.

 

저자의 이름은 카를 마르크스이고 책 제목은 [자본론]이다.

 

말할 것도 없이 가장 큰 놀라움은 마르크스가 꼼꼼하게 나열한 사례들이 인간 역사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들이라는 점이고, 이런 역사를 우리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또 몸을 떨게 된다.

 

어렵고 재미없는 책이지만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신영복 선생이 자본론을 가장 인간적인 책이라 한 이유를 이 절(83)을 읽으면서 알 수 있었다.

 

 

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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