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교육

북소리

리틀윙 2018. 2. 1. 08:12

북소리만 커져가는 평창

 

동아일보 1면 헤드라인이다. 극우 야당 정치인들이 평창올림픽이 평양올림픽 되려 한다고 떠드는 것에 맞장구치며 수구언론들이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이런저런 악재가 겹치면서 지지율이 추락하자 드디어 때가 왔다는 듯 마구 뒤흔들어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젊은 층에서 아이스하키 단일팀 합의한 것에 부정적 시각을 품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우리나라 아이스하키 실력이 메달권에 진입할 수준도 아니고 단일팀을 만들면서 쫓겨나는 선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역사적인 남북단일팀 출전을 통해 비인기 종목에서 국내는 물론 전 세계로부터 이목을 집중 받는 것이 선수나 아이스하키팀에게도 도움 되는 일 아닌가?

 

개회식에는 주최국인 대한민국의 태극기보다 한반도기가 나부끼게 됐고, 평창만 바라보며 구슬땀을 흘러온 여자아이스하키팀은 단일팀 구성이라는 날벼락을 맞고 피눈물만 삼키고 있다

 

자한당 나경원 의원 말대로 과연 여자 선수들이 피눈물을 삼키고 있을까?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라니? 태극기와 인공기 둘 다를 뒤로 하고 한반도기를 같이 드는 게 뭐가 나쁜가? 감격스러울 풍경 아닌가? 아마 전 세계인들이 감동해 마지않을 것이다. 수구꼴통 정당과 그 지지자들을 빼곤.

 

이명박과 박근혜 대선 때 새누리당이 민주당에 대한 흑색선전으로 써먹었던 단골 레퍼토리가 문재인은 빨갱이, 문재인 대통령 되면 북한에 다 퍼준다는 것이었다. 북에 퍼준다는 건 노무현의 이미지를 덧씌우는 것인데, 손익계산서를 뽑아보자. 노무현이 얼마를 퍼준 줄 모르지만, 6.15. 공동선언을 통해 북과 평화를 유지할 때와 대조적으로 이명박근혜 때 북한과의 긴장국면에 따른 손실이 훨씬 크다.

 

더구나 작년 말까지 우리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의 가슴을 졸이며 일촉즉발의 전운 속에서 한반도가 불바다가 될 위기상황에서 벗어나 올림픽을 매개로 남북이 화해할 때 그것을 돈으로 환산하면 도대체 얼마나 될까? 전쟁 나면 남한에서만 매일 2만 명이 죽어나갈 것이라 한다. 한 인간의 생명은 전 우주보다 더 무겁고 엄숙하다는데, 이걸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로 쳐줄 것인지 나경원 의원과 극우 자한당에게 묻고 싶다.

 

평화를 돈으로 살 수만 있다면, 아무리 많이 퍼줘도 남는 장사다. 노무현 때 퍼준 돈, 미국 군수업체에서 구입할 전투기 한 대 값도 안 된다.

 

한국인이면서 제발 그러지 좀 마라. 남북이 으르렁 거리면 미국만 좋아진다. 반대로 미국은 우리가 사이좋게 지내는 걸 절대 안 좋아한다. 일본도 그렇다.

 

남북이 서로 양보하며 사이좋게 평창올림픽을 잘 치루고 이를 계기로 한반도에서 평화의 분위기가 무르익는다면 이건 대박이다. 노벨평화상은 따놓은 당상이다. 미국/일본은 그렇다 치고, 자한당과 조중동은 한국인이라면 제발 각성 좀 하기 바란다.

 

북소리만 커지고 있다고?

()소리가 아닌 북()소리를 말하는 것이렸다. 탁월한 조어감각이다. 그 뛰어난 머리로 세상이 바뀌어 가는 소리도 좀 들었으면 싶다.

 

문재인대통령님.

적폐 중에 가장 시급히 청산할 적폐가 언론 적폐입니다.

 

조중동 기다려라. 북소리 다음엔 너거 곡소리다.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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