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과 감성

바른 길이 가장 빠른 길이다

리틀윙 2018. 1. 26. 18:02

새해에 결심한 게 있다 - 기타와 친해지기.

작년까지와는 다른 차원에서 기타에 접근하고 있다. 기존에는 기타를 쳤다면 지금은 공부를 한다. 멋 모르고 띵가띵가 칠 때는 즐거움이지만 지금은 괴로움이다. 수험생이 공부하듯 기타를 공부한다.

 

기타를 즐겁게 치면 되지 어렵게 공부까지 할 필요는 뭐 있나 하실 것이다.

유명 록 기타리스트의 곡을 카피할 때는 무작정 연습만 하면 된다. 이 또한 수고와 고통이 뒤따르지만 자신이 내고자 하는 소리를 낼 때 성취감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재즈기타의 세계는 패러다임이 완전히 다르다. 이론과 기초의 안받침 없이는 실력 향상은 물론 시작조차 할 수가 없다. 카피 음악은 자신이 치는 음의 계이름을 몰라도 동영상이나 타브악보 보고 따라 하면 되지만, 즉흥연주는 (인지심리학 용어로) 고도의 메타인지(metacognition)를 요하기 때문에 피나는 트레이닝과 머리아픈 공부가 병행되어야 한다.

 

Back to the basic.

결국 기본으로 돌아가게 된다. 요즘 계속 도레미파솔라시도 연습하고 있다. 기타지판과 스케일을 완전히 숙달하지 않으면 솔로잉(soloing)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실, 어떤 음악을 하더라도 스케일 훈련은 필수다. 세계적인 연주자들도 매일 스케일 연습으로 음악공부를 시작한다. 아마추어들은 이게 옳다는 걸 알지만 무시한다. 귀찮고 지겨울 뿐더러 [호텔 캘리포니아] 솔로 카피할 때 얻는 성취감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바른 길이 가장 빠른 길이다.

어떤 분야든 깊이 들어가다 보면 “Back to the basic”은 필연이다.

나의 경우에서 보듯, 바른 길이 가장 빠른 길인 이유는 바쁘다고 질러 가다가 결국 원래 자리로 돌아와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름길에 대한 환상을 깨야 한다. 바른길이 있을 뿐 지름길은 없다.

The longest way round is the shortest way home.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을 연상케하는 위의 영어문장이 이 이치를 웅변해준다.

 

진리는 항상 역설적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