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교육

인생 별 거 있나???

리틀윙 2017. 6. 23. 12:17

>> 시장이데올로기는 사람들의 사물화 objectification(객체화)”를 요구한다. 사람들은 쉽게 대체되고 처분되는 사물처럼 다루어진다. 그 결과 이들의 노동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가치가 하락하고 착취는 증대된다. 이 이데올로기는 인간관계를 최대한 덧없게 만들어 사람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빈곤하게 만든다. 사람들로 하여금 사회적 저항이나 이런저런 연대에 대해 늘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함으로써 문제의 씨앗을 원천봉쇄 해 버린다. 이 이데올로기가 굳게 자리하기 위해서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 삶을 부질없고 하찮은 것으로 여기게 할 필요가 있다. <<




 

 

<비판교육학세미나>에서 공부하고 있는 Paulo Freire[Pedagogy of Solidarity 연대의 교육학]을 읽다가 인상적인 글귀를 만나 페친님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우리의 가치관은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선택당한 것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릇된 인식체계 false understanding”인 이데올로기에 의해 알게 모르게 세뇌된 것이죠.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기에 접어들면서 어른들이 쉽게 내뱉는 말 가운데 인생 별 거 있나라는 말이 처음엔 이상하게 들립니다. 그러나 살면서 시나브로 이 말도 안 되는 담론이 자명한 상식처럼 우리 내면에 자리합니다.

 

>> 이 이데올로기가 굳게 자리하기 위해서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 삶을 부질없고 하찮게 여기게 할 필요가 있다. <<

 

이 한 문장을 접하면서 전율이 일었습니다.

 

인생 별 거 있나?”

 

이 천박한 자조적인 수사가 아무런 가책 없이 쉽게 내뱉어지는 사회에서 민중은 개돼지입니다.

 

한 번 뿐인 우리 삶을 귀하게 여겨야 합니다. 하루를 살더라도 개돼지가 아닌 인간다운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인간다운 삶이란 어떤 것일까요?

 

저 글귀 속에 답이 있습니다.

 

>> 이 이데올로기는 인간관계를 최대한 덧없게 만들어 사람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빈곤하게 만든다. 사람들로 하여금 사회적 저항이나 이런저런 연대에 대해 늘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함으로써 문제의 씨앗을 원천봉쇄 해 버린다. <<

 

1퍼센트가 99퍼센트를 지배하는 고전적인 원리가 분할통치divide and rule’. 따라서, 우리의 답은 연대 solidarity”입니다. 교사-교사, 시민-시민, 교사-시민(학부모) 등 사회 각계각층의 사람들끼리 활발한 접속을 꾀해야 합니다. 그리고 교실에서 이를테면 학생들끼리 많은 접속을 할 수 있도록 수업을 설계하고 학급을 운영해야 합니다.

 

접속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접속의 결이 중요합니다.

일상의 피로와 압박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회식과 노래방 나이트클럽으로 이어지는 소모적인 계모임이나 친목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는 풀릴지 모르지만 우리의 영혼은 더욱 피폐해 집니다.

 

 

우리 삶이 힘든 근본 이유에 대한 성찰과 탐구가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각을 공유해야 합니다. 배구를 매개로 하든 책을 매개로 하든 심지어 술을 매개로 하든 이런 비판적 인식을 공유할 수 있는 접속을 꾀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인생 별 거 있나라는 천박한 이데올로기에 포섭되지 않아야 합니다.

한 인간의 생명은 전 우주보다 무겁고 엄숙하다 했습니다.

귀하디귀한 것이 우리의 생명(life)이고 삶(life)입니다. 하루를 살더라도 품위 있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의 존엄을 짓밟는 모든 부당한 처분에 저항해야 합니다. 특히 교육자는 그러해야 합니다. 교육자가 그런 삶을 살아야 아이들도 그럴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비판교육학세미나는 3주마다 한 번씩 () 21~24시까지 온라인 화상(구글 hangout)으로 열립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제게 메시지 주시기 바랍니다.





  

2017. 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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