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과 실천

이데올로기에 대하여

리틀윙 2017. 2. 27. 12:11

이데올로기(ideology)란 말은 두 가지 의미로 통용되고 있음에 주의해야 합니다.

 

역사적으로 이 용어는 프랑스 혁명 이후 트라시(Tracy)가 만든 개념입니다. 어원상 이데올로기란 말은 ideo-(idea 이념)logie(담론, 독트린, 이론)의 합성어입니다.

트라시는 이 용어를 개인의 신념과 목적, 기대, 동기를 구성하는 의식적, 무의식적 관념의 체계로서 대중과 정부 또는 이런저런 집단이 옳다고 믿고 추구하는 관념이라는 의미로 썼습니다. 우리가 흔히 좌우 이데올로기라 할 때의 이데올로기가 이런 의미입니다.

 

그러나, 마르크스주의를 비롯한 비판론자들은 이데올로기를 지배계급이 대중을 세뇌시키기 위해 주입한 관념으로 설명합니다. 마르크스는 이데올로기를 간단히 ‘false understanding ’으로 정의하는데, 보통 허위의식으로 옮기지만 그릇된 인식(체계)’으로 번역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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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서울역에서 내려 광화문 가기 위해 지하철역으로 향하다 보니 서울역 앞 광장에서 수구 기독교집단이 집회를 하고 있더군요. 내가 지나갈 때 애국가를 부르고 있는데, 무려 4절까지 완창을 합디다. 그들의 컨셉트가 애국인 거죠. 기도회 이름도 무슨 구국 기도회라 적혀 있었습니다.

 

어버이연합도 무슨 엄마부대도 늘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애국또는 나라사랑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말하는 국가라는 것이 뭘 말하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페이스북에 쓸데없이 글똥을 많이 싸대는 제가 가장 많이 구사한 명제가 있습니다.)

모든 것은 구체적으로 논해야 한다!

 

무릇 모든 개념은 내포와 외연으로 구성됩니다. 내포(connotation)는 사전에 설명된 정의를 말하고 외연(denotation)은 내포가 가리키는 구체적인 예를 말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개독들이나 어버이연합과 대화할 때 내포적 의미로서 국가에 대해 논하는 것은 시간만 낭비할 뿐입니다. , 그들이 말하는 국가의 외연을 따지는 것이 그들의 맹점을 파헤치는 데 유용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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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현시국에서 이들의 저런 뻘짓은 구체적으로 누구를 구하기 위함일까요?

 

모든 것은 구체적으로 논해야 한다할 때 구체성은 당파성과도 동의어나 마찬가지입니다. , 어떤 입장이나 행위가 누구에게 이로운가 하는 것을 따져야 합니다.

 

저들의 집단행위가 누구를 이롭게 할까요?

말할 것도 없이 박근혜와 십상시들을 위시한 수구세력들입니다.

 

서울역광장에서 그저 입만 벙긋 하며 애국가 부르는 시늉하는 수구꼴통들이 나라를 사랑해서 모인 것이라면, 광화문광장에 모인 인파는 나라를 망치기 위해 모인 것일까요?

 

수구꼴통들도 민주시민들도 둘 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엄동설한에 모인 것이라면 이 두 대립물들은 최소한 나라사랑과 관련한 서로의 진정성에 대해선 피차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물과 기름과도 같은 이들의 차이는 어디에 기인하는 것일까요?

나라(국가)를 바라보는 개념의 차이인데, 국가의 내포가 아닌 외연에서 그 차이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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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말하는 국가의 외연은 박근혜를 위시한 수구세력들입니다.

반면, 광화문에 모인 사람들의 국가는...... 세월호 유족들을 비롯한 선량한 절대다수의국민들입니다.

 

영화 [변호인]에서 송강호가 노무현으로 분해서 절규하는 말을 빌리면...

 

국가는....

국민입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국가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uWjUnXBOFA

 

 

그런데 무고한 304명의 어린 국민들을 바다에 빠뜨려 놓고 자신은 어린 피부를 얻기 위해 미용시술을 하고 자빠진 여성이 국가입니까? 그런 여자를 대통령 자리에서 끌어내기 위해 모인 국민들이 나라를 망칩니까 아니면 그런 여자를 지키기 위해 무슨 구국집회를 여는 사람들이 나라를 망칩니까?

 

 

라시의 이데올로기 개념으로 다시 돌아갑시다.

 

개인의 신념과 목적, 기대, 동기를 구성하는 의식적, 무의식적 관념의 체계로서 대중과 정부 또는 이런저런 집단이 옳다고 믿고 추구하는 관념이 이데올로기라 합니다.

 

그런데, 개독들이나 어버이연합이 과연 수구이데올로기를 자발적으로 선택했을까요?

, 불교 혹은 기독교처럼 각자 자신이 옳다고 믿는 종교를 선택하듯이 보수이데올로기를 선택한 것일까요?

 

요즘 우리나라에서 가장 급진적인 대통령 후보인 이재명씨도 (자기 말로) 공돌이 시절엔 광주항쟁을 폭도들의 난으로 생각했다죠. 그런데 지금 이렇게 똑똑한 이재명씨가 공돌이 시절에 내면화 한 사고가 자발적인 선택의 결과일까요?

 

아닙니다.

그건...... 참으로 부끄러운 우리 교육자들의 자화상입니다만....... 교육의 결과입니다.

이데올로기교육, 반공이데올로기 교육의 결과입니다.

 

따라서!

이데올로기는 트라시의 말대로 개인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마르크스의 말대로 지배계급이 제도권교육을 매개로 대중에게 주입한 소산으로 봐야 합니다. 이데올로기가 그런 창백한 정의라는 걸 내세우는 자체가 이데올로기입니다.(, 공평무사한 논점인 양 떠드는)

 

마르크스의 말대로, 당대 지배계급의 사고가 지배적인 사고(=이데올로기)입니다.

 

정리하면, 우리는 이데올로기란 말을 그릇된 집단적 인식체계라는 의미로만 써야 합니다. 따라서 반공이데올로기란 표현은 맞고 좌우 이데올로기라는 표현은 그릇된 것입니다.

 

2017. 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