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교육

아무리 바빠도

리틀윙 2017. 2. 26. 22:57

 

손님이 오셔서 대화를 나눈 뒤 교문까지 바래다드리고 교무실로 돌아오는데, 화단을 지나다 굉장히 자극적인 꽃향기에 발길을 멈춘다. 나뭇가지에 걸린 푯말을 보고 라일락인 걸 알았다. 나는 수리(數理)나 논리에는 좀 강해도 지형지물이나 자연물에 대한 눈썰미와 감각은 굉장히 무딘 편이다. 특히 식물에 대한 식견은 가히 부진아 수준이다.

 

 

 

내 한심한 식견도 식견이지만, 이곳에서 보내고 있는 4년이란 세월동안 이 아름다운 꽃에 눈길 한 번 안 주고 지낸 나의 생활양식이 더 한심하다.

 

우리 집 강아지도 주인이 오면 반갑다고 짖는다. 바빠서 저 한 번 쓰다듬어 주지 않으면 만져 줄 때까지 계속 짖는다. 비록 피어 있는 날이 얼마 되지 않지만, 저 아름다운 꽃은 그간 무심히 지나쳐온 내가 얼마나 서운했을까 싶다.

아무리 바빠도 주변에 있는 작은 것들에게 관심을 가지자. 이 세상에 눈길 한번 줄 필요 없을 정도로 무가치한 존재는 없다. 모든 생명은 관심 받기 위해 존재한다. 하물며 사람은!

 

2016. 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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