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부초 이야기

플레전트다부빌

리틀윙 2017. 2. 25. 11:50

오늘 운동장 트랙 옆 보도블록에 쓰레기가 떨어져 있다. 누군가가 과자를 먹고 봉지를 아무렇게나 버린 것이다.

 

 

 

다른 학교에서 이런 현상은 흔하디 흔하지만 , 다부에선 보기 드문 장면이다. 그런 면에서 이건 사건이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무책임한 행위는 다부공동체에서 있을 수 없다.

 

일단, 그냥 넘어간다. 만약 이런 사건이 두 번 다시 되풀이 되면 비상을 걸어야 한다.

(이게 왜 중요한 사건인지는 사회심리학의 ‘broken window theory’를 생각하라.)...

 

애들은 교사 하기 나름이다. 절대적으로 그러하다.

총체적으로 혼란스러운 곳이라면 모르지만, 다부처럼 바람직한 문화 풍토가 조성된 학교에서는 교사가 이끄는 방향대로 아이들이 따라간다.

중요한 것은, 교사집단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교사들끼리 마음이 안 맞으면 아이들도 학교도 엉망이 된다.

지금 내가 말하는 사소하지만 이례적인 문제에 대해 서로 생각이 달라서 학년별로 제 팔 제 흔들기 식으로 학교생활을 하면 문자 그대로 교육공동체는 성립하지 않는다.

 

 

다부는 찌든 외부세계와 단절되어 나름의 고유한 학교 풍토를 정립하여 아이들이 다부지게 길러가는 곳이다. 이곳에는 주말에 동네 청소년들이 와서 담배꽁초나 소주병 깨뜨리고 가고 하는 경우가 없다. 한마디로 청정구역인 것이다.

이런 다부를 보면서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흥미있는 영화 플레전트빌이 떠오른다. 다부는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플레전트빌이다. 이 플레전트빌에서 운동장에 과자봉지 하나가 떨어진 것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사례를 몇 번만 방치해 버리면 pleasant한 공동체가 이내 unpleasant한 학교로 변해 버린다. 언제나 좋은 전통을 만들기는 지난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해도 그것이 막장으로 추락하는 것은 순식간에 벌어진다.

애들은 교사 하기 나름이다.

나는 교육실천을 연날리기에 비유한다. 교사는 늘 연을 예의주시하고서 긴장과 이완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2016.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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