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교육

피장파장 전술

리틀윙 2015. 11. 27. 07:32

매사에 문제를 일으키며 공동체에 심각한 위해를 가하는 A가 있다.
참다못해 B가 문제제기를 하며 A의 문제를 공론화하려 한다.

집단의 내부자가 아닌 사람들(이를테면 학부모)은 A의 문제를 인지하지 못한다. A가 유일하게 두려워하는 대상이 그들이다.
이 경우 A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유일무이한 책략이 ‘피장파장 전술’이다.

...

피장파장 전술은 어린 아이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행동양식으로 심리학 용어로 투사(投射, projection)라 일컫는 것이다. 자신이 저지른 어떤 문제 있는 행동을 교사가 지적하면 아이들은 자기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쟤도 그랬어요!”라고 대꾸하곤 한다.
.

피장파장 전술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합리성을 상실한다.

첫째, A의 잘못과 B의 잘못이 별개의 것이라면 따로 논의해야 한다. B도 잘못이 있다고 해서 A의 잘못을 덮고 가자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둘째, A의 결함과 B의 결함이 그 경중에 있어 큰 차이가 있을 경우에도 ‘피장파장의 오류’를 인정한다면......
이 세상에 어떠한 선량한 사람도 어떠한 악인을 비판하지 못하게 된다. 왜냐하면,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피장파장 전술이라는 것은
“니 죽고 내 죽자. 우리 모두 망가지자”는 식의 자살폭탄테러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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