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교육

어머니

리틀윙 2013. 1. 13. 18:55

모처럼 어머니 집(‘이라 하면 이상하다)에서 하루 묶고 왔다. 모자간에 단 둘이서 하루를 보낸 것이 얼마만인지 모른다.

아침 상을 들고 오시는데 어머니 혼자서 늘 이용하시는 1인용 상이다. 문제는 두 사람이 식사를 하는 것이다. 어머니는 당신 식사를 방바닥에 내려놓고 드시고 자식 놈은 칙사처럼 밥상에서 먹는다. 돌이켜보건대, 엄마 품을 떠나기 전까지 늘 그러해왔던 모습이다. 우리 집에서 여성은 늘 2의 성이었다. 아니, 다른 집인들 큰 차이가 있지 않을 것이다.

페미니즘 텍스트 수십 권 읽는 것보다 어머니의 삶을 들여다보면 여성이 정확히 보인다. 그리고 한국의 현대사가 보인다. 굽을 대로 굽은 어머니의 허리는 질곡의 한국 현대사 속에서 이중으로 고통 받아온 한국 여성의 수난사를 표상해준다. 가난한 여성은 민중 속의 민중이라 할 것이다. 아버지 역시 힘든 삶을 사셨건만 그래도 집에 오면 왕 노릇 하셨다. 어머니는 이래저래 착취와 희생만을 당하셨다. 자식들에게까지 말이다. 그걸 보통 자식 사랑이라 하지만......

아버지 돌아가셨을 적엔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어머니가 떠나실 때는 많이 슬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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